Thursday, May 26, 2016

배낭여행자 숙소에 대한 불편한 진실

# 배낭여행자 숙소에 대한 불편한 진실 #

남아프리카에서 부터 이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포스팅한 지가 반 년이 훨씬 넘었네요. 처음 여행을 시작하고 나만의 인터넷 계정에 구글블로그를 입혀 글과 사진을 올릴 때는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창고 정도로 생각해서 특별난 글 없이 사진 위주로 지난 여행을 정리했습니다.

그러다 아프리카로 넘어 오면서 제대로 블로그를 만들어 볼까하는 생각으로 현재까지는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거의 실시간 여행기를 어려운 인터넷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올리고 있습니다.

애초에 네이버나 한국의 유명 사이트에 블로그를 만들지 않고 구글에 블로그를 만든 이유는 `적들에게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고 하신 이순신 장군의 유훈을 받들어 딱히 누구에게 알리지도 않고 알리고 싶은 마음도 없었습니다.

당연히 블로그를 방문하는 이들도 많지 않고 덕분에 있는 듯 없는 듯한 곳에서 아무 눈치 안보고 맞춤법에 구애받지 않고 아재개그 비슷한 실없는 소리를 써제끼며 부담없이 글을 써왔습니다.
글의 전개 방식 마저 이중자아를 가진 일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스스로를 길씨라 칭하며 자기자신에 말하는 일기처럼 소심하지만 솔직한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런 지도 이제 어언 일 년이 되어가다보니 드물지만 아프리카의 여행정보를 찾는 이들에게 발각(?)되어 변변찮은 정보지만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었나봅니다.

현재 저는 이 홈페이지에 있는 소제목에 보이는 `올드보이를 위한 배낭여행 안내서`라는 여행 전반에 관한 책을 따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블로그에는 실시간 여행기 위주로 그러니까 장기 배낭여행자에게 당장 필요한 숙소와 이동방법, 국경통과 및 비자 환율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꾸준히 포스팅하고 이글 제목의 `배낭여행자 숙소의 불편한 진실`과 같은 개인적인 견해는 책으로 소개될 `올드보이를 위한 배낭여행 안내서`중의 각론편에 소개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미 제가 올린 정보를 보고 숙소를 찾아가는 님들이 있고 그 숙소에 대한 평가는 각자의 호불호가 분명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도 여행자숙소에 관한 제 생각을 미리 밝혀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여기 제가 올리는 숙소에 대한 것은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생각임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말하겠습니다.

장기여행자에게 숙소는 두말할 것도 없이 저렴하고 가성비가 뛰어난 곳이 최우선 고려사항이 됩니다.
장기여행이라 함은 우리 실정에 비추어 귀국하지 않고 3개월 이상의 여행이 계속되면 장기 여행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요즘은 일 년이상 여행하는 사람도 많고 심지어 여행이 생활이 되어버린 제 경우엔 생활여행자란 말이 새롭지가 않습니다.

장기배낭여행자의 숙소라고 꼭 집어 말하는 이유는 단기 여행, 예를 들어 패키지나 짧은 휴가여행의 경우 투어에서 기본적으로 숙소가 제공되기도 하고 굳이 가격만 싼 숙소를 찾아서 시간과 정력을 소비하는 게 안타깝게 보여서 입니다. 특히 여행에서 시간과 돈은 반비례합니다. 여행지에서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으면 정보를 제대로 찾을 수 없어 그만큼 시행착오에 대한 금전적인 비용이 많이 들고 반대로 여유가 있으면 구체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가성비 높은 숙소를 구할 수 있으니까요.

그럼 장기 배낭 여행자는 어떤 숙소를 선호할까요?

다른 장기여행자들의 숙소에 대한 호불호를 일반화시키기 전에 그중 하나인 저의 생각을 위주로 이 글을 적어나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주지시켜 드립니다.

저의 경우 가격적인 면에서는 미화 10달라 이하의 숙소를 제일 먼저 찾아봅니다. 보통의 경우 이 가격대의 숙소는 싱글룸이 아닌 여러명이 공유하는 도미토리가 대부분입니다. 물가가 비싼 유럽이나 소위 선진국이라는 나라에서는 비록 도미토리라고 해도 이 가격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그러나 중남미 아프리카의 호스텔과 현지인이 주로 이용하는 숙소를 잘 찾아보면 의외로 십달라이하의 욕실 달린 싱글룸이 종종 있습니다.
장기여행자라고 해도 가격대 높은 호텔을 갈수도 있습니다만 여행 하루 이틀하는 것이 아니라서 전체적인 한 달 평균생활비를 유지하려면 저렴한 숙소비용이 저에게는 최우선입니다.

그런 숙소가 몇 개 있다면 그 다음 고려 사항은 주방 사용이 가능한 지 보고 그리고 인터넷 와이파이가 되는 지 이런 순으로 비교합니다.
요즘은 체류형 여행이 되다보니 여행지에 상관없이 위의 조건들이 딱 맞아지는 숙소가 나타나면 곧바로 일주일 이상 장기모드로 진입합니다.

모든 숙소가 이런 착한 가격에 주방에 와이파이에 거기다 주변환경 및 접근성까지 다 좋다면야 구구절절 이 글을 이어나갈 이유가 없겠지요.

바로 여기에 숙소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 있습니다.

중남미나 아프리카까지 지금까지 다녀본 대부분의 저렴한 숙소는 현지인도 위험하다고 하는 구시가지나 찾아가기 힘든 외지나 교통이 편한 버스터미날 근처에 있더라도 밤이나 새벽에는 다니기 힘든 우범지역에 많이 있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도난이라도 당해 경찰서를 찾아가면 왜 이런 위험한 곳에서 자냐고 오히려 되묻곤 합니다. 현지경찰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편이라 생각하고 대사관에 찾아가면 거기서도 왜 그렇게 위험한 곳에 숙소를 정했냐고 하는데 이런 말은 전혀 위안이 안됩니다.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게 이런 말은 성추행을 당한 짧은 치마를 입은 여자분에게 그렇게 입고 다니니까 당한거지라고 하는 거랑 같은 말입니다. 그래도 요즘은 한국대사관을 찾아가면 예전에 비해 엄청나게 친절하고 자국민에게 잘해주려고 노력을 하긴 합니다.

가끔 좋은 환경에 호텔급 시설을 갖춘 데가 있기도 합니다만 보통 그런 곳은 주방을 사용하지 못하고 자체 레스토랑에서 밥을 사먹어야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호스텔 주변에 싼 식당이 없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숙소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만 먹게되는데 어떤 곳은 한끼 식비가 하루 숙박비보다 더 비싼 경우도 있습니다.

다행히 주방사용이 가능하고 취향대로 음식을 해먹을 수 있어 식비지출을 줄이더라도 이번엔 숙소에서 제공하는 투어를 은근히 강요합니다. 물론 내공이 강한 여행자는 투어를 안하고 버틸 수 있습니다만 어쨌든 눈치가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방값은 싸게 제공하고 나머지는 식당운영과 투어소개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인 것입니다.
문제는 숙박비가 아닌 엉뚱한 곳에서 폭리를 취하는 것이지 적당한 가격의 음식과 투어를 제공하는 곳도 있으니 이런 류의 숙소가 다 그렇다는 말이 아닙니다.

반면에 착한 가격에 주방사용, 와이파이 조건을 다 갖추고도 투어 같은 것을 강요하지 않고 오로지 숙박비 만으로 운영하는 곳이 있습니다.
대부분 이런 숙소는 규모가 작고 오래된 곳이 많습니다. 이런 경우 저렴한 도미토리 가격만으로 숙소를 운영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아무리 물가가 싼 나라라고 할 지라도 기본적으로 전기세 수도세 인터넷관리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이런 숙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관심을 두고보면 하루종일 숙소에서 허드레 일을 하면서 잠은 소파나 바닥에 매트 한 장 깔고 자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사람들의 무임금에 가까운 비용으로 숙소운영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이들 중에서 게스트의 물건을 탐하고 어느날 숙소에서 사라지는 직원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힘없고 나이들어서 숙소에 주는 밥과 잠자리로 연명하며 하루종일 잡일을 하는 사람을 보게 되면 항상 싼 숙소를 찾아가는 내가 이 집 주인과 같이 이런 사람들을 착취해서 여행을 다니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필요이상의 생각도 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하루 10달라이하의 숙소에서는 불평불만을 하지 않는다. 꼬우면 비싼 데로 옮겨라. 거기서도 맘에 안들면 따져라. 일케 무지막지한 결론을 지었습니다.


You get what you pay.

뿌린만큼 거두리라, 만고의 진리다.


비용이 들더라도 괜찮은 호텔같은 숙소를 찾는 분은 제 블로그의 숙소 정보는 더이상 볼 필요가 없습니다.
유럽권을 제외하고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를 통틀어서 20달라 이상의 숙소에서 자본 적도 없고 이런 식의 배낭여행에 인이 박힌 저로서는 누가 공짜로 주더라도 아마 조용하고 깨끗한 곳에서 잠을 이루기 힘들 듯합니다.
적지않은 나이에 굳이 이런 최저가의 숙소에 주로 머무는 이유는 가장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면 그 다음이 수월하기 때문이고 아직은 제 스스로의 몸으로 `가난한 여행`을 즐기며 다양한 여행자와 소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여행`이란 우스개 소리로 `방값아껴서 술 사먹는 형태`라고 어떤 글에서 썼지만
제가 지향하는 진정한 `가난한 여행`의 의미는 비록 서푼짜리 잠자리에서 빈대와 벼룩을 벗삼아 잘지라도 나의 자존감을 지키는 이 길씨다운 나만의 여행을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이런 저렴한 숙소에 억지로라도 찾아가야 제대로 배낭여행을 즐길 줄 아는 여행자들과 진솔한 현지인을 만날 수 있으니 이 또한 `가난한 여행`의 최고의 즐거움이 아니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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