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September 20, 2020

Just walking 실시간 국토순례길

14일 동안의 의무 자가격리를 끝내고 나서 바다가 보고 싶었다.

귀국행 비행기에서 서해안은 내려다 보았고 이번엔 동쪽 바다가 그리웠다.

인터넷으로 가장 싸고 편하게 설치할 수 있는 텐트와 버너를 주문하고 다이소에 가서 요가용 매트와 냄비 하나를 샀다.

이제 먹고 잘 수 있는 최소한의 생존 장비는 마련했다.


After Self Quarantine, I wanted to see East Sea.

I got started walking.

I'm roving around South Korea on my foot.

My destination is East sea on this trip.

I don't know how long I have to walk to the end.

Just walking, don't think more.


서울에서 동해시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다.

그냥 걷자, 생각은 걸어가면서 하면 된다.


20200726 - 20200815


서울에서 동해시까지 위 지도의 옅은 청색선을 따라 이동했다.

From Seoul to Donghae(East Sea) City - Sky Blue Line


20200726

첫 날


대충 배낭을 꾸려 그동안 지냈던 숙소를 나왔다.


첫 번째 목적지는 어머니가 모셔져 있는 경기도 양평의 수목원에 가서 귀국인사부터 드리기로 했다.


첫 번째 휴식


서초동 예술의 전당을 지나


서울 외곽은 자전거 도로와 걷기 편한 보행로가 잘 되어 있다.


귀국해서 처음 먹는 추어탕으로 이른 저녁을 먹고


가락시장을 지나


외곽순환도로 육교를 넘어가니


어느덧 밤거리를 걷고 있었다.


자정이 다 되어 하남시 초입의 황토찜질방에 도착했다.

아침 아홉 시에 나와 중간에 간간이 쉬어왔지만 첫날부터 너무 많이 걸었다.


First day and night


구글 타임라인으로 49킬로를 걸었으면 실제론 50킬로를 넘게 걸었다.

I walked too much.


20200727


순례 중에 최고의 쉼터는 쌓인 피로를 빠르게 회복시켜 주는 찜질방이다.


첫날 25킬로의 배낭을 메고 무리하게 걸었더니 예전부터 안 좋았던 왼쪽 어깨가 결려 하남시장에서 장바구니 수레를 구입했다.


원터치 텐트와 캠핑장비, 먹거리는 장바구니 수레에 넣고 배낭 무게를 반으로 줄여


미사리 강변로와


한강변 자전거 도로를 따라


팔당대교를 넘어


다리 난간에 자살방지 스티커가 줄지어 붙어 있다.


다리를 넘어 다시 자전거 도로 벽면에 예쁜 표식


팔당2리 식당에 들러


닭계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자전거 쉼터에서 한참을 쉬며 오늘 어디까지 갈까나 궁리하다가


지도에 찾아낸 경의선 폐역에서 하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능내역의 작은 대합실


작은 기차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일곱 시, 해가 지고 찾아오는 관광객도 뜸해서 염치 불구하고 역사 앞에 텐트를 펼쳤다.


다행히 아무도 주의를 주는 사람이 없어 푹 잘 수 있었다.


역 앞까지 한강 자전거 도로가 이어진다. 



둘째 날도 많이 걸었지만 짊어진 배낭 무게를 반으로 줄여 어깨 부담이 훨씬 덜하다.


20200728


이른 아침 능내역에서 조금만 걸어 나와 큰 다리를 건너면


두물무리 생태학습농원이


다리 아래로 보인다.


근처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두물머리에서 자전거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계속 가면 양평시로 바로 진입하지만


엄마나무가 있는 수목원으로 가려면 북쪽 방향으로 올라가야 한다.


수목원 앞에서 길씨가 즐기는 도로 안전 거울샷을 찍고


1년 만에 엄마나무까지 배낭을 메고 걸어서 왔다.


멀리 계란교회도 보이고 작별 인사를 하고 아랫마을로 내려와


초장부터 이틀 연속 무리해서 걸어 페이스 조절을 할겸


수목원 아랫동네 마을회관 정자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장마철에 마을회관 앞 정자는 최고의 텐트 자리가 된다.

물론 텐트를 치기 전에 마을회관 어르신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열심히 걷다보면 늘 예정보다 많이 걷는데 삼일 만에 적당히 걸었다.


20200729

아침 밥을 해먹고 다시 시골 도로를 따라


비가 내려 버스 정류정에 잠시 대피했다.


거울샷 한 번 더 찍고


도로는 산속 오르막길로 이어지고 이대로 계속 걷다간 비내리는 산속에서 피박을 해야한다.

삼일 만에 첫 번째 고비가 왔다.

지금의 열악한 장비로는 산속에서 우중캠핑은 할 수 없고 해가 지기 전에 산아래 도시로 내려가야 한다.

버스를 타러 아까 쉬었던 버스정류장에 갔다.

그런데

시골 산길 마을버스는 하루에 한두 번 오는데 이미 지나갔다.


그래서 또 걸었다.

마지막 오르막 언덕을 올라가니 비안개 사이로 양평으로 가는 큰 도로가 나왔다.


도롯가 공터에 국수 파는 간이식당이 있어 한 그릇 후딱 하고 작은 우산을 받혀 들고 양평까지 비안개를 뚫고 갔다.

다행히 양평까지 내리 내리막이라 한결 덜 힘들었다.


벌써 해는 지고 열한 시가 넘어 양평 시내 진입 5킬로 전, 마을회관을 발견했다.

정자는 없지만 회관 앞 평상에 깨끗한 장판이 깔려 있어 침낭만 꺼내 하루밤을 보냈다.




20200730


먼동이 트면 얼른 일어나 동네분들 나오기 전에 잤던 흔적을 지우고


양평 시내로 향한다.


이른 아침의 시골도로


오늘도 간간이 비를 뿌리며 먼산에서 부터 안개가 내려온다.


시내 초입 동네 개가 짖지도 않고 낯선 이방인을 멀뚱히 쳐다본다.


약간의 휴식, 앞뒤 가방과 수레 총 세 부분이다.


양평역, 드디어 시내로 진입했다.


근처 쉼터에서 모셔진


실물로는 소녀상을 처음 보았다.


양평시장 먹거리를 찾다가


한국 밖에서 그토록 먹고 싶었던 짬뽕을 시켰다.


양평에서 자전거 도로가 여주 시까지 이어지는데


강변 공원이 예쁘게 조성되어 있다.




멋드러진 싯구에


어울리는 악보


갈산공원에서 푹 쉬며 오늘밤은 찜찔방에서 피로를 풀고 싶었는데
코로나 때문인지 시내 찜질방이 모두 문을 닫았다.


그래서 또 걸었고 밤은 깊어만 갔다.




20200731


자정이 지나 여주시로 이어지는 자전거도로가 끊어지는 지점에서


마을회관을 발견하고 침낭을 꺼내 눈만 붙이고 다시 걸었다.


이른 아침의 도로 안전거울샷


위험의 노란 글자 위로 뭔가 꿈틀거려


자세히 보니 작은 뱀 한마리가 기어간다.

음... 위험하긴 한데 언능 지나 가거라, 쥐포가 되기전에.


여주로 가는 37번 국도를 따라 가면


다시 자전거 도로가 나온다.


강안개가 아련히 피어올라 몽환적인 건너편 마을


안개가 조금씩 걷히고


정오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어우리진


상쾌한 강변로 뒤로


이포보가 보이는 정자


바로 앞 빨간 부스에서


한강 자전거 종주 인증 스템프를 찍을 수 있다.


이포보 앞에 조성된 재미진 정승들


돛단배 모양의 전망대를 지나


널찍한 이포보 유료 캠핑장에서 며칠 푹 쉬다 갈까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폐쇄됐다.


어쩔 수 없이 자전거 도로를 따라


여주보 다리를 건너


여주시까지 가야 찜질방에서 피로를 풀 수 있다.


기둥다리 벽면에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리는 훈민정음이 새겨져 있다.


어느 전대통령이 4대강에 얼마나 많은 돈을 쏟아부었는지 몰라도 국토종주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거대한 업적을 남겼다.

전세계 백 여개국을 넘게 다니면서 이렇게 국토를 세로지르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본적이 없지만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드는 까닭은 뭘까?


여주 한글시장까지 오니 벌써 어둡고 허기가 져


허겁지겁 저녁을 먹었다.


세종대왕 입상, 여주는 세종대왕의 영릉이 있는곳


이 날도 너무 많이 걸어서 가까운 찜질방을 찾아 다녔는데 시내에서 5킬로 떨어진 외곽에 작고 퇴락한 찜질방을 겨우 찾을 수 있어 5일만에 노숙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아래 동영상은 이포보 근처 활주로 같이 넓은 도로에서 찍었다.





20200801


전날 자정쯤 도착해서 아침 열 시까지 푹 쉬고 나와


외곽도로에 인접한


작은 공원묘지 정자에서


냄비밥에 고추장 참치캔을 비벼 아점을 해먹었다.
둥근 통에는 마른 멸치에 해바라기 씨앗과 라면스프를 넣고 볶은 비상식량겸 반찬을 넣었다.


여주 IC에서 멱고리를 지나 동쪽으로 가야지 동해시까지 가는 42번 국도를 만날 수 있다.


부산까지 국토종주를 하고 싶으면 강변 자전거도로만 따라서 남쪽으로 계속 걸어가면 언젠가는 낙동강 하구언 마지막 인증센타에 이르게 된다.



여주시에서 동쪽으로 십 여킬로 더 가면 무료 캠핑지로 유명한 강천섬이 있다.


명성에 걸맞게 넓고 쾌적한 캠핑장


밤에 비오면 바로 대피할 수 있게 정자 바로 앞에 텐트를 쳤다.


드디어 제대로 된 야영지에서 모처럼 긴 휴식을 취하리라고 다짐했건만




20200802


새벽 네 시에 비가 억수같이 오더니 확성기로 강천섬이 침수 될 수 있다고 긴급 대피 방송을 해서 부랴부랴 배낭을 싸서 가까운 마을회관 정자로 옮겨 갔다.


아침이 되어 비가 잦아들고 정자에서 동네 어르신들의 긴급 회의가 있어 더 쉬지 못하고 배낭을 챙겨 걷기 시작했다.


근처 가게에서 커피 한 잔 끓여 마시고
밤새 두어 시간 잤나?
그 좋은 캠핑장에서 하룻밤을 편하게 못 자고


다시 걷는데 또 비가 온다.


버스정류장에서 비를 피하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 도보여행자를 만났다.
하긴 이런 장마철에 장거리 도보여행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이 도로 끝까지 가서 섬강 다리를 건너면 강원도로 진입한다.


경기도 마지막 마을회관 정자에서 밥을 해먹는데


동네 어르신이 떡을 준다. 아직 시골인심은 살만하다.


마침내 경기도를 뒤로 하고


섬강교를 넘어가니


섬강,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


강원도에 들어 왔다.


강원도 첫 번째 마을회관 정자


경동대학교 정문을 지나


멀리 문막읍으로 접어들 즈음


흐린 날씨에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야간보행의 필수 아이템 자전거 깜박이를 뒷배낭에 달았다.


천변 자전거도로를 걷고 있는데


느닷없이 토끼 한 마리가 나타났다.


눈 주위가 까만 하트 모양이네.

주변에 축사는 안 보이고 야생토끼는 아닐진데 갈 길이 바빠 그냥 지나친다.


문막 시내로 진입하자 벌써 어둠이 내려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저녁을 해결하고


원주시까지 가지 않고도 찜질방을 발견했다.




20200803


찜질방에서 푹 자고 나니 땟깔도 곱다.


다시 걸어야지.


원주로 가는 길의 정겨운 버스정류장


정자와 함께 버스정류장은 도보여행자의 소중한 쉼터가 된다.


특히 이런 장마철에는


계속해서 비가 내려 더이상 걷기가 힘들어 원주시에 진입하자마자 찜질방을 찾아갔다.




20200804


다음날 빨래방에 가서


비에 젖은 옷가지를 말렸다.


아침은 편의점, 생각보다 메뉴가 다양하다.


실없이 편의점 보안 거울샷을 찍어본다.


평창 가는 42번 국도 표지판을 보고


태극기가 그려진 버스정류소


간이 정류장


다양하다.


어느덧 한우로 유명한 횡성군에 왔다.




20200805


평창가는 새말 IC 근처 찜질방서 하루 자고


우산 아래로 정선까지 76킬로 표지판이 보인다.


정류장 색감이 다채롭다.


여긴 아예


방처럼 꾸며 텐트만 펼치면 하룻밤 숙소가 되겠다.


길 씨의 이름이 새겨진 성경말씀에 위안을 얻어


오늘도 한없이 걷는다.


오원3리 버스정류장을 지나 지도어플에서 찍어준 도로를 따라 걸었는데


버스가 안 다니고


요렇게 생긴 차들이 도로에 꽉 차있다.


다음달 오픈 준비중인 횡성 루지 체험장을 걸어서 지나간 최초이자 마지막 여행자가 되었다. 이 길은 진입금지라 걸어서 갈 수 없는데 이미 반 이상을 지나온지라 그대로 통과 시켜 주었다.

를 

다시 42번 국도를 찾아 걷다보니


찐빵으로 유명한 안흥이다.


점심을 먹은지 얼마 안 돼 배불러서 진빵 하나 못 사먹은 게 지금도 아쉽다.


예쁜 숙소 같은 정류장


여긴 까페를 차렸다.


차 한 잔 마시고


최대한 여유로운 척 한 컷


평창 27킬로 남기고 급격히 날씨가 흐려져


마을회관 앞 정자에 텐트를 쳤다.




20200806


밤새 비가 오고 아침까지 내려 텐트안에서 라면밥을 끓여 먹었다.


뉴스에는 장마비로 인한 피해 소식과 가족 친구의 카톡방에서 염려의 메세지가 전해져 오고


정자 옆 하천의 물은 계속 불어나고


비 맞은 강아지마냥 비 그치기만 기다렸다


정자마루까지 비에 젖고 잠시 비가 멈춘 틈을 타 짐을 싸서 다시 걷는다.


전방 300m 문재터널을 지나면


평창군 방림면으로 진입한다.


하수로 위 벽면에 딱붙어 걸어가도


터널 속에서 증폭된 지나가는 차들의 굉음에 신경이 곤두선다.

그래도 터널 안을 통과하면 비를 피할 수 있고 걷는 거리가 많이 줄어든다.



터널을 나오니 바로 앞이 정자 쉼터


강원도라 이런 표지판이 있네.


길가 옥수수 좌판에서 하나 사먹고


지나간 평창 동계올림픽 광고사진이 붙어 있다.


오후 되어 날씨가 개어


오랫만에 푸른 하늘을 보았다.


방림면사무소를 지나


강변을 따라가면 텐트를 칠 만한 장소가 있다해서


찾아갔더니 여기도 침수가 우려되어 야영 금지

그래서 15킬로  떨어진 평창 바위공원까지 밤을 새더라도 걷기로 했다.



20200807


바위공원 캠핑장에 자정이 지나 도착했는데 여기도 야영금지다.


더이상 걸을 힘이 없어 문화체험관 뒤 비를 피할 만한 데크에 침낭만 펴 눈을 붙였다.


먼동이 튼 다섯 시 비안개가 뿌려 지친 몸을 일으켜 캠핑장을 나왔다.


동계올림픽 상징물이 곳곳에 있다.


아침 일찍 연 동네목욕탕이라도 있을까하고 맵을 찾아갔는데 거기도 닫혔다.
 
이른 아침에 여는 식당이 있어 밥 먹으러 들어갔다가 이번 도보여행의 두 번째 고비가 찾아왔다.

삼 일째 비를 맞고 걸으며 노숙을 했더니 온몸에서 쉰내가 났는지 식당 아주머니가 어디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짜증을 낸다.
식당에 다른 손님이 없어 누가봐도 길 씨의 몸에서 나는 악취가 분명한데 면전에서 그런 소리를 들으니 노숙자 취급당하는 것같아 빈정이 상해 바로 나왔다.
아침부터 떠돌이 부랑자가 되고나니 자괴감이 밀려온다.

이 나이에 무슨 영광을 볼거라고 이런 행색으로 전국을 떠도는지...

뉴스에는 사상 유례 없는 폭우로 인한 피해가 종일 나오고 가족카톡방에서 지금의 상황에서는 일단 그만하고 돌아오라는 염려의 메세지를 계속 보낸다.

장거리 도보여행은 육체적 고통을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신적 고비가 올 때 포기하게 된다.


시장 바로 옆 평창 시외버스 터미날로 갔다.

그래 이만하면 됐다.

첫 번째 버스를 기다리며 강릉이든 어디든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그런데 평창에서 큰 도시로 바로 가는 버스가 없고 이른 아침이라 두 시간을 더 기다려 몇 번을 갈아타야 한다.
한 시간 정도 버스 정류장에서 멍하니 앉아있다가 돌아가는 길이 쉽지가 않다는 것을 것을 깨달았다.

사실 돌아갈 데도 없다.


배낭을 챙겨 편의점에 가서 젤 비싼 도시락을 골라서 맛나게 먹고


동해까지 백킬로 남았다.


또 하나의 터날을 통과하고


영화 동막골 촬영지가 가까운 미탄면에 벽그림이 아름다운 촌집


평화로운


시골 소도시


오늘 아침의 상처입은 마음을 달래러 거금 3만원을 내고 여관방을 잡았다.

도보여행이라고 해서 노숙을 밥먹듯하며 찜질방에서 자야한다는 법은 없다.

그러나 국토를 걸어서 여행하는 순례자로서 비싼 호텔방보다는 다소 고통이 따르더라도 불편한 잠자리를 마다하지 않는 것이 길 씨답고 온몸으로 이 땅을 느끼고 싶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길 씨의 순례방식만이 바른 순례길이라고 할 수 없고 이런 고행 같은 여행을 추천하지도 않는다.




20200808



흠... 역시 몇 만원 더 투자하니 돈값을 한다.


마을 길을 나와 시골 도로 멀리 먹구름이 몰려온다.


비가 내려 잠시 대피


42번 국도


또 하나의 터널이 나온다.


이제 터널 통과도 익숙하고 즐기기까지 한다.


평창 마지막 터널을 나오니 정선 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고가 아래 언덕을 돌아 올라가니


정자 아래로 비안개에 쌓인


정선 시가 보인다.


시내 초입 버스터미날 지나


다리를 건너


아리랑의 도시 정선에 왔다.


시내 중심지는 바로 통과하고 조양강을 한 번 더 건너


싼 숙소가 있다는 구시가지 정선역 앞으로 갔다.


역 앞 로타리

한때는 이 일대 최고의 교통요지였는데 시내 중심지가 강건너 정선시장쪽으로 옮겨가고


하루에 한두 번 올까말까하는 기차는 이마저도 폭우로 인해 끊겨 현재 운영 중단


퇴락한 구시가지에 겉은 번듯한 이름의 현대 여인숙


덧마루가 있는 쌍팔년도 그 시절의 집구조를 그대로 간직한


한 평 남짓한 방에 날개 젖은 새 한마리가 둥지를 텄다.


배고파 라면에 햇반을 하나 끓여 먹고 있는데 주인할머니가가 김치 반찬에 과일까지 내어준다.

타임머쉰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이 숙소를 택한 것은 신의 한 수가 되었다.



20200809-11


장마비는 그칠 줄 모르고 태풍까지 올라온다고 해서 휴지기를 가지고 며칠 푹 쉬다 가기로 했다.

Break time

Nothing to do

I'm doing Bangkok(staying in room)


첫날 둘째날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방딩굴이만 했다.


끼니마다 밥에 반찬에 계란 후라이 김


별식으로 콩국수를 만들어 공짜로 주신다.

이건 뭐 B&B도 아니고 단돈 만원에 이렇게 까지 해주시니 황송하고 감동이다.


삼 일째 숙소를 나와서 동네한바쿠


정선역 열차 시간표


역사 안에 작은 도서관


철로를 따라 걷다가


동네 담벼락에 소박하지만 힘이 느껴지는 글과 그림


강 건너


시장 구경하러 갔다.


어딜가도 요즘 지역 시장은 비슷한 돔 구조로 조성했다.


정선시장은 매 2일, 7일에 오일장이 열린다.


숙소로 돌아오니 소박하고 아담한 강원도 감자를 주신다.

감동에 감동을 더할 뿐이다.


20200812


이제 떠나야할 시간


짐보따릴 챙겨


그새 정이 들었다.

감사합니다, 할머니. 다음에 기차 타고 꼭 올게요.


다리 난간에 내 마음 같은 싯구


오른쪽으로 가야 42번 국도를 따라 동해로 간다.


폭우로 도로가 부분 소실되어 진입 금지

옆의 인도는 막아놓지 않아 걸어갈 수 있다.


강건너 지난 삼 일을 보낸 정선역, 벌써 그리워 진다.


동해까지 75킬로


정오가 되면서 맑게 개이고


간만에 한 낮 폭염이 쏟아진다.


골지천을 따라


여랑면 아우라지 선착장으로 간다.


장마비에 이어 폭염을 뚫고, 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았다.


여랑면


아우라지역에 가니


큰 물고기가 있다.


두 마리씩이나

물고기 안에 기차 한 냥이 들어 있다.


이 역도 당분간 운행정지


요런 철로를 달리는 놀이기구는 운영한다.


역사 뒤로 강가로 가면 아우라지 선착장이 있다.


역사 옆 테이블에 밥을 해먹고 하루 쉬어 가기로 했다.




20200813


오랫만에 텐트에서 자고 일어났는데 등허리가 아프다.

여인숙에서 푹 쉰다고 삼 일을 딩굴었더니 오히려 허리가 더 아프다.

이래서 나그네는 길에서 쉬지 않는다고 했나?


역 앞에 개량화된 아우라지 장터


54킬로만 더가면 최종목적지 동해시가 있다.


모처럼 하늘도 푸르고


길 가장자리 꽃마저 예쁜데


허리가 아파


자주 드러 눕는다.


꾸엿꾸엿 임계사거리를 지나


사통팔달 시장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동해시 37킬로 남겨둔 도로에서


또 비가 오고 어두워져 처음으로 버스정류소 안에서 잤다




20200814


드디어 마지막 날이다.


해발 팔백 고지 백복령만 넘어 가면 기어서라도 동해시까지 가리라.


허리는 아픈데 안전 표지 문구를 읽으니 더 심란하다.


그래 걷자, 천천히 가더라도 살아 움직이면 된다.


갈고개 넘어


백복령 휴게소를 지나니


정선시가 잘가라고 인사를 한다.


마지막 날이라 긴장이 풀렸나, 발까지 아프다.


백복령 정상, 저기만 지나면 내리막길이다.


정상에서 한참을 쉬다가 내려가니


여기는 강릉시구나!


계속 내려가니 동해시 푯말이 나온다.


마침내 동해시 진입


시내까지 실제 거리는 이십 킬로는 더 걸어가야 한다.


목적지를 앞두고 마지막 사투를 벌이고 있다.


달방댐 정자에서


한 번 더 퍼지고


동해 시내 진입 전 철로가에 주저 앉았는데


멀리 바다쪽에서 부터 황혼이 져 온다.

밤을 달려 바다로 갔다.



동해 시내 찜질방에 밤 늦게 도착해서 바다는 보지 못하고 바로 뻗었다.

다음날 근처 바닷가로 갔다.

Finally I arrived in East Sea.







너를 보러 여기까지 왔다.






만보기로 계산해보니 총 468킬로 걸었다.

중간에 3일간의 휴식기간을 빼면 총 17일 동안 25킬로의 배낭을 가지고 일평균 27킬로를 걸었다.

구글타임라인의 거리보다 만보기의 거리가 실제로 걸었던 거리에 가깝다.


From Seoul to Donghae(East Sea) city

I walked 468 Km for 17 days.(except break time for 3 days)

Average

I walked 27 Km per day with 25kg baggage.

Everyday rained  while walking.

It was the longest rainy season.


I will take ferry boat to go to Ulleung Island.

See you there.


20200616

묵호항에서 하루밤을 지새고 아침에 출발하는 울릉도행 배를 탔다.













정선 여인숙에 도착했을 때 서울에서 부터 걸어서 왔다고 하니 주인할머니가 대뜸 하시는 말씀이

"그게 무신 의미가 있어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지난 7년 간의 세계여행은 또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나는 여행하려고 여행한다.


I just travel to travel.

Thanks for everyt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