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ly 7, 2018

실시간여행기를 다시 시작하며 Almost real time traveling story

중앙아시아 '거의 실시간 여행기'를 시작하며


애초에 '바쿠에서 배를 타고 카스피해를 건너 카자흐스탄 악타우에 도착해서 기차를 타고 우즈베키스탄으로 들어가는'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대신 카스피해를 시계방향으로 닷새 동안 네 나라를 거쳐 오로지 삼등석 열차에만 몸을 싣고 우즈베키스탄까지 가기로 결정했다.

I changed my original plan.

I got started traveling by only third class train along the coastline Caspian sea.

From Baku Azerbaijan to Urgench Uzbekistan by land for 5 days.

It's gonna be a long way.

I already bought train tickets by internet.

I wish I will be well done to the last destination.


20180705 – 20180709


카스피해 기차여행

삼등칸에 몸을 싣고




페리를 타고 카스피해를 가로지르는 파란 화살표 대신 기차를 타고 카스피해를 둘러가는 검은 화살표를 선택했다.






러시아부터 우즈베키스탄까지 기차표는 러시아 열차사이트에서 예매할 수 있다.

https://pass.rzd.ru/main-pass/public/en/


따져보자면 이번 기차여행은 조지아의 트빌리시부터 시작된다.

30 Jun Tbilisi in Georgia


지난 이 년동안 수 없이 드나든 트빌리시의 정든 숙소를 정리하고


아제르바이잔 바쿠행 이등석 기차표


늘 삼등석 기차를 이용하다가 조지아 돈이 남아서 처음으로 이등석 표를 샀다.


아래 플라츠카르타라고 부르는 6인실 오픈형 삼등칸과는 때깔부터 다르다.


두어 시간 달려


Gardabani 국경역에 정차해서 조지아 출국 이미그레션을 한다.



이른 아침 아제르바이잔 Baku 바쿠역에 도착했다.



바쿠는 이미 일 년 전에 다녀와서 특별하게 보고픈 곳은 없고 이번엔 배를 타고 카스피해를 건너 카자흐스탄으로 가려고 왔다.

바뜨 콘크리트 항구에서 카스피해를 봐서 그런지 시원한 바다를 항해하는 것이 아니라 갇혀있는 호수를 지나가는 답답한 느낌이 들면서 심경의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 카스피해, 과연 바다인가 호수인가?
이 쟁점에 대한 부연설명은 따로 글 말미에 다룬다.


그래, 육로여행의 꽃은 기차여행이 아니겠는가?

게다가 다른 나라 여행자들이 부러워하는 러시아를 무비자로 통과할 수 있다.


다시 바쿠역으로 돌아왔다.

전날, Baku 바쿠역에서 러시아 Makhachkala 마하츠칼라까지 5일 새벽 03:25 출발하는 삼등석표를 구입했다.


05 July Baku station

24시간 경비가 지키는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무료인터넷까지 된다.

03:25 Baku station in Azerbaijan

가즈아! 카스피해 기차여행



위의 바쿠행 이등칸 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탈만하다.


기차가 출발하면 넉넉한 몸매의 차장아줌마가 러시아 입출국신고서 나눠 주는데 앞면에 러시아연방용이라 적혀 있어 외국인용을 달래니까 걍 적으라고 꽥 소리를 지른다.
차분히 뒷면을 읽어보니 외국인도 똑같이 적는다고 돼있다. 큰소리 칠만하네.


입출국 장소란에 입국지부터 적고 출국 장소가 확실하지 않으며 공란으로 남겨둬도 된다.
국경 이미그레션에서 반은 가져가고 출국지 쪽을 돌려주는데 꼭 간직하다가 출국할 때 빈칸을 채워 제출한다.

아침햇살에 눈을 부비면 출국 이미그레이션을 한다고 깨운다.

삼등석이라도 장거리 기차는 좌석은 없고 전석이 침대칸이라 잠시라도 눈을 붙이면 의자에 앉아서 가는 것보다는 훨씬 피로회복이 빠르다.

말 그대로 '발 뻗고 잔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 수 있다.

08:10 Yalama in Azerbaijan 09:04

Azerbaijan immigration

기차여행 중의 출입국 이미그레션은 기차 안에서 이루어진다.

조지아에서 아제르바이잔을 갈 때처럼 여권을 걷어가서 출입국 스템프를 찍어 돌려주며 약간의 형식적인 짐검사를 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끝나는 나라도 있다.

그러나 보통은 출입국심사관이 기차 한 칸에 타서 4인실 한 켠을 차지하고 간단한 인터뷰와 여권 및 비자의 사진을 대조한 후 출입국 도장을 찍어준다.
출입국 심사를 하는 동안 국경경비대가 검색견을 대동해서 짐검사를 마치면 기차는 다시 출발한다.

아제르바이잔 출국심사는 별 탈 없이 끝내고 국경을 넘어 러시아 입국 심사로 들어간다.

Crossing border

09:14 Derbent in Russia 10:45

Russian immigration

국경을 한참 지나 러시아의 Derbent 데르벤트역에서 입국심사를 한다.

한 시간 반 동안의 러시아 입국심사 인터뷰와 약간의 취조(?)를 받았다.

이유인즉슨

러시아는 원채 큰 나라인지라 국경에 따라 쉽게 통과하는 곳도 있고 소비에트 연방 해체 후 새로 독립된 나라와 그 주변의 분쟁이나 복잡한 정세에 따라 유독 심하게 취조에 가까운 인터뷰를 하는 국경이 있다.

심한 경우 이미그레션 사무실에서 따로 불러내서 취조실 같은 곳에 데려가 핸드폰에서 저장된 사진까지 일일이 검색하기도 한다.

아제르바이잔 러시아 구간을 통과하는 한국인이 많지 않을뿐더러 길 씨는 이 기차칸에서 유일한 동양인 여행자였다.

처음엔 러시아 미녀 오피서가 기차에 타서 짧은 영어로 간단하게 국적을 확인하고 입국스탬프를 찍어줘서 여기도 쉽게 통과하는구나 생각하는 찰나 장교로 보이는 오피서가 길 씨를 따로 부른다.

다행히 기차안이라 취조실은 없고 객차사이 이음 공간에 서서 단 둘이 질문과 답변이 오간다.

예외 없이 한국인 경우 첫 질문은 남한이냐 북한이냐 묻고 그 다음 여행목적, 다음 행선지가 어딘지 대충 이런 순이다.

하필 러시아 월드컵 기간이라 외국인에 대해 철저한 검문을 하는데다 길 씨의 여권에는 너무 많은 입출국 도장이 찍혀있다.

그 중에서도 유독 조지아 출입국 스탬프가 많은 이유를 물어본다.
주변 나라를 다녀오기 쉽고 물가가 싸서 오래 머물렀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다음 질문이 최근 탈북자가 많다는 뉴스를 들었다고 또 은근히 남한인지 북한인지 떠본다.
아니, 도대체 몇 번을 묻는지 짜증이 슬 나기 시작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까다롭지만 상식적인 질문이라 차분히 성실하게 답변하면 된다.

그러나 세상의 수많은 국경에서 여행자는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된다.


# 이미그레션 유감 #

잠시 맥락을 벗어나 삼천포로 빠져본다.
삼천포라 하면 안 되갔구나!
지역비하로 비칠 수 있고 삼천포가 사천으로 바뀐지 오래됐지러.
한국 떠난지 오래되서리 몰것고 뭐라 그러면 수정하지 모.... 쏴리....

각설하고

지난 오 년 동안 육로여행만 고집한 덕분에 수많은 국경을 거쳤다.

방문할 나라의 비자를 받을 때나 국경에서 출입국장의 오피서 앞에서 여행자는 을의 입장이 된다.

내 돈과 시간을 들여 방문국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고 하는 여행이어서 상식적으로는 갑의 입장이 되어야하는데 이미그레이션에서는 항상 을이 되어 있다.
게다가 이치에 맞지 않는 질문을 예사로 하고 돈 받고 비자를 내주면서도 대단한 은혜라도 베푸는 양 갖은 생색을 낸다.

지난 포스팅 중에 아프리카 실시간 여행기


가끔 억지트집을 잡아 삥을 뜯으려는 질나쁜 관리도 만나게 된다.
비록 가난한 여행을 하지만  자존심 하나로 버티는 배낭여행자에게 차라리 오고가지도 못하는 국경중간에 살면 살았지 그들에게는 한 푼도 줄 수 없다.

지금까지 겪어본 백여 국가의 여러 국경, 그중 열에 아홉 출입국심사관들은 한결 같이 미소 하나 없는 건조한 표정과 갑의 말투로 여행자를 대한다.

가끔은 세상의 어느 숨은 곳에서 이미그레션 학교를 만들어 각국의 출입국 심사관들을 전부 모아서 일부러 멍청 교육을 시킨 후 각 나라 국경으로 배출하고 있지나 않을까 의심이 가기도 한다.

여기에 말도 안 되는 질문으로 시간을 끌고 트집을 잡으면 최악의 입출국 심사가 된다.

한국인의 경우 제일 많이 묻는 질문이 남한이냐 북한이냐 묻는데 당연히 여권에 ROK 라 적혀있고 남북한을 물을 정도면 영어로 ROK 가 남한이라는 것을 당연히 알아야되는 입출국 심사관으로서 가져야하는 기본 소양이다.

그렇지만 한국인의 방문이 드문 국경에서는 몇 번을 되묻고 상급자에 전화를 걸어 확인을 한다.

이런 질문이 귀찮아서라도 한시라도 빨리 통일된 조국이 되어야한다.

그래도 가수 싸이의 “오빤 강남스타일” 덕분에 한국이 어디에 있는 어떤 나라인지 즉각적으로 설명하기가 이 노래 이전보다는 한결 쉬워졌다.

육로여행의 가장 큰 적은 열악한 현지 이동수단을 장시간 타고 다니는 육체적 고통보다도 방문국의 비자를 갖가지 시행착오를 겪고 힘들게 얻을 때나 국경 출입국장에서 대책없이 대기하면서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어쩌면 더 클 때가 있다.

비자야 최선을 다해서 못 받으면 인연이 안 닿는 나라라고 생각하면 된다.

국경에서 이런 식의 엉터리 질문들을 계속 접하다보니 아무 탈 없이 그냥 넘어가는 게 더 이상하고 이번에는 어떤 비상식적인 질문이 나올런지 설마 잡아두고 이곳에서 살라고 하겠냐고 그냥 마음을 놓아버리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비자와 국경 이미그레션에서 일어나 웃지 못 할 사건들은 지난 포스팅 ‘동아프리카 실시간 여행기’에 언급했으니 시간되면 읽어보시라.


러시아 입국 이미그레션을 끝내고 철마가 러시아 철로를 본격적으로 달리자마자 차장 아줌마와 아저씨가 평상복으로 갈아입더니 온수기 앞에 간이좌판을 만들고 음료수며 과자 먹거리 등을 판다.


둘이 부부였나? 일케 부수입을 창출하는 구나... ㅋㅋ

아직 시베리아 횡단열차는 안 타봤지만 카스피해 연안열차랑 대충봐도 별반 다름없지 싶다.



화장실 깔끔하게 청소 잘 돼있고


비닐포장된 새 시트도 제공하고


달리는 방향 오른쪽 지평선 끝으로 카스피해 해안선이 겹쳐 보인다.


13:24 Makhachkala in Russia

환승역 마하츠칼라역 도착


역사를 나와 오른 쪽으로 걸어가니


둥근 탑, 무슨 용도로?


다시 역 앞 돌아와 기마상을 돌아서


오면서 보이던 기차역 뒤편 해변을 찾아갔다.


철로 왼쪽이 카스피해


육교를 건너가니 똭 카스피해 해수욕장


한 여름이라 피서객들이 모여 있다.


무료 사워장도 있네.

당장이라도 바다로 뛰어들고 싶은데....

충분히 물놀이를 하고나서 환승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아니면 하루만 있더라도 이 루트의 기차여행에서 카스피해에 몸을 담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니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혼자라 짐 봐줄 사람도 없고 일단 러시아 돈이 있어야 뭐라도 하지.


해수욕장에서 나와 바로 옆 공원에 큰 배낭을 두고


공원에서 한참 위로 올라가니 광장근처에 현금인출기가 있어 당장 쓸 돈을 출금하고


다시 공원으로 돌아와 쉬다가


16:35
Changing train for Astrakhan

아스트라한으로 가는 기차를 타려고 다시 마하츠칼라역으로 돌아왔다.


근디, 이 어둡고 후덥한 기운은 모지?


환승한 아스트라한행 열차

바쿠에서 여기까지 타고 왔던 삼등석 기차보다 더 올드해보인다.

이 심상찮은 불안은 현실로 다가온다.

그렇다, 아마 구소련 시절에 만들어진 기차 같은데 앞의 신형 기차들에 있는 에어컨이 없다.

더구나 겨울나라에 열차에 맞게 조금이라도 열손실을 막으려고 사 인실 쪽 위의 작은 창문의 틈새창을 겨우 열 수 있다.

바뜨 지금은 한여름이 아니던가?

이 구간부터 최종목적지 우즈베키스탄 우르겐치까지 갈아탄  세 번의 삼등기차는 냉방장치가 없는 달리는 찜질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야 말하지만 웬만하면 돈을 좀 써더라도 에어컨이 있는 이등석을 타던지 아니면 제발 한여름은 피해서 삼등칸 기차여행을 하시기를 진심으로 권한다.

그러나 이미 전구간을 삼등칸 표로 구입했고 온전히 땀벅벅이 되어 아스트라한에 도착했다.

06 Jul 아스트라한

01:55 Astrakhan 17:02

새벽 두시에 도착했는데 오후 다섯 시까지 기차역에서 대기할 수는 없고 한나절만 머물지라도 급검색을 통해 제일 저렴한 호스텔을 찾아냈다.

다행히 아스트라한 역은 비번 없는 최고 속도의 공짜 와이파이를 자랑한다.

 배낭을 끌고 걷기 시작했다.

Day time stay in hostel


새벽 네 시에 일찍 해가 떴다.



숙소를 향해 걸어가다가







요런 색감 있는 빈티지 하우스를 감상하고


작은 공원에 있는 구소련의 별탑 마저 앙증맞고

가성비 높은 숙소에 짐을 풀고 샤워부터 했다.

지난 밤 더위에 잠 한숨 못자고 숨쉬기도 벅찼는데 너무 피곤하니까 잠이 안온다.

그래서 아스트라한에서 젤 유명한 크레믈린을 찾아 나섰다.


모스크바에 있는 크레믈린보다 규모 면에서 작지만 볼만하다.


성당 앞 신심 가득한 끄바쉬로 시원하게 한 잔 목을 축이고



제법 규모가 큰 러시아 정교회



성벽을 따라 걷다가


밖으로 보이는 도시


궁을 나와서


강변을 따라 걷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겨


아스트라한 기차역으로 돌아왔다.

아스트라한, 나름 예쁘고 한 번 더 오고 싶은 도시로 기억한다.

16:35
Changing train at Astrakhan

다시 기차를 타고

18:30
Aksarayskiy in Russia

19:20
Russian immigration

또 한 번 스튜피드한 이미그레션 질답이 오고 간다.

출국심사관 : 어디로 가니?

길 씨 : 카자흐스탄 (속마음, 이 기차에 타고 있는데 가긴 어딜가것니? 이 기차가 가는 곳말고 따로 갈 데가 있것냐?)

자기도 얼척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했는지 그만 끝내고 나가려다 또 뭐가 아쉬운 지 돌아서며

출국심사관 : 캐피탈?

길 씨 : (남한의 수도를 묻는다고 바로 눈치채고) 서울.

동시에 "오빤 강남스타일"이라고 한소절 날렸더니 좌중이 다 웃고 그때서야 상황이 종료되었다.

Crossing border

0707

24:15 Aqkol in Kazakhstan 02:00

Kazakhstan immigration

국경을 지나 카자흐스탄 악콜역에서 입국 심사를 한다.

이번엔 길 씨만 기차에서 내리라고 하더니 역사 이민국실로 데려간다.
그래서 군말 없이 따라갔더니 다들 길 씨의 시선을 회피한다.

알고 보니 영어를 하는 관리가 없어 한참 누군가를 부르고 어린 병사 한 명을 데리고 왔다.

이러려고 기차에서 내리라고 했나? 또 한 번 실소를 날리는데

이 친구가 뭐라 묻는데 도저히 못 알아 들어서 잉글리쉬냐고 물었더니 잉글리쉬라고 하네.
다시 한 번 묻고 세 번째 듣고 알아차렸다.

짧은 문장으로 Purpose to visit?를 최대한 혀를 굴려서 발음한 것이다.

길 씨는 영어 발음을 굴려서 하는 것을 엄청 싫어 한다.

속으로 '이넘아, 혀 뿌라지것다. 김치에 밥 말아무거라'하면서 길 씨도 지지않고 최대한 혀를 굴려서 긴 문장으로 장황하게 대답했다.

길 씨의 응답에 잠시 당황하더니 다시 기차로 보내준다.

그리고

Time difference  Mockba + 3 hours Astana time

08:14 카자흐스탄 아티라우 도착했다.

08:14 Atyrau in Kazakhstan

One night stay in hostel

다음날 기차를 갈아타야하니까 미리 제일 싼 숙소를 예약해두었다.


기차역에서 1.5 키로 정도 떨어진 숙소를 배낭을 메고 끌면서 걸었다.



카자흐스탄 입국시 받은 신고서 뒷면에는 5일 이상 머물시 거주지등록을 하라고 되어 있다.

다음 날 우즈벡키스탄행 기차를 탈거라서 거주지등록은 필요 없다.




걷다가 지쳐 큰 배낭을 길거리에 세워 두고 쉰다.

이놈의 짐보따리는 돈 안되는 잡동사니만 가득하고 무거워도 지난 오 년 동안 정이 들어서 버리지 못하고 바퀴까지 달아 끌고 다니는데 역시 짐은 짐이다.

아무나 가져가려면 가져가라고 한 번씩 길거리에 장시간 방치하기도 하는데 안에 돈 안 되는 것만 들어있다는 것을 우째 알고 아무도 안 가져간다.


아티라우의 유일한 십 달라 이하의 이 숙소에서 이 번 기차여행에서 제일 위험한 순간을 맞이한다.

러시아나 주변 나라의 저렴한 숙소에는 여행자가 아니고 장돌뱅이나 일용직 노동자들이 많이 장기체류하고 있다.

여기도 여행자는 길 씨 뿐이고 일 없으면 하루 종일 숙소에 죽치는 노동자들 대부분이다.

러사아와 동유럽권에서 이런 숙소에서 지내본 경험이 많아서 어차피 하루있다갈거라 별 걱정 없이 짐을 풀었다.

경험한 바로는 다들 영어는 한마디도 못하고 소위 말하는 단순무식자들이지만 친해지면 순박하기 그지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랬는데

이들 중 덩치가 곰만한 녀석이 갑자기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준다.

중국인으로 보이는 시람들이 카자흐스탄 사람을 집단 폭행하는 장면이었다.

그러더니 이 자가 길 씨를 보고 키타이, 그러니까 러시아어로 중국인라며 몰아부친다.

첨에 방에 들어와 인사할 때 카레야, 코리아라고 분명이 말했는데 계속 키타이라면 길 씨에게 적의를 보인다.

안되겠다 싶어 여권을 꺼내 앞에 코리아 적힌 것을 보여주는데 갑자기 여권을 확 낚아채가서 지맘대로 가지고 논다.

아차 실수, 절대 여권을 꺼내보이면 안되는데 다시 빼앗아오려고 바둥댔지만 이넘 덩치가 만만치 않다.

어쩔 수 없어 같이 폴리스 가자고 했더니 정신을 차렸는지 여권을 돌려준다.

만약에 이넘 같은 놈이 한 넘 더 있어 같이 동조해서 길 씨를 공격했더라면 생각만해도 모골이 송연하다.

절대 여권을 꺼내주지 말고 현지인과 논쟁으로 다투지 말아야 한다.

아님 애초에 비싸지만 호텔에서 일박을 하던지... 쯥.


동네한바쿠 하러 나왔는데 산유국답게 도로가에 석유굴착기를 무슨 조형물마냥 설치해 뒀다.


레스토랑인지 바 앞에 이무기 같이 생긴 게 있다.


강가로 가니


더위를 피해 아가들을 데리고 나온 시민들


발가벗은 아가와 엄마, 아가들은 천사다.


배도 빌려 주나본데 딱히 볼만하게 엄따.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하룻밤 자고


다음 날 아티라우 역으로 돌아왔다.

이번 기차여행의 모든 역에 들어갈 때는 입구에서 엑스레이검사를 하는데 여기서 큰 배낭에든 요리용 칼 두 개나 빼앗아 갔다.

비행기도 붙이는 수화물에는 손대지 않는데 아무튼 아티라우는 여러모로 손실이 많은 곳이다.


러시아 기차표 보는 법

1번 옆의 첫 줄, 323 열차번호, 출발일자와 시간 모스크바 타임, 그 다음 11은 객차번호
그 아래줄은 탑승구간 러시아로 아티라우에서 우루겐치라고 되어 있다.
세 번째 줄 러시아어로 MECTA는 좌석번호 52번이다.
그 아래는 신상정보 여권번호가 있어 스티카로 가렸다.

그 아래 2번 줄 밑은 출발지와 도착지 시간이다. 그러니까 모스크바 타임이 아니라 아티라우는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 타임이 표준시이고 도착지 우르겐치는 우즈베키스탄의 타쉬겐트 표준시인 것이다.

나라들이 워낙 넓다보니 한 나라에 여러 시간대가 존재한다.

인터넷으로 예매한 후 프린트해서 기차역의 예매 창구로 가면 위의 표로 바꿔준다.
러시아 사이트에서 예매한 표는 카자흐스탄으로 가기 전에 러시아 역에서 필히 위의 진짜표로 바꿔둬야 한다.


0708

15:24 Atyrau station

세 시 반 아티라우역을 출발해서



창밖 지평선 너머로 또 하루의 황혼이 깃든다.

카자흐스탄부터 우즈벡키스탄까지 철로주변의 풍경은 풀 몇 포기 드문드문 보이는 거의 사막화된 대지로 이어진다.

23:50 Beyneu station 01:03

자정이 거의 다되어 베이뉴역에 도착했다.

배를 타고 카스피해를 건너 악티우로 왔더라고 다시 기차를 타면 분기점인 베이뉴역으로 오게 된다.

Kazakhstan immigration

카자흐스탄 출국 이미그레이션은 생각보다 쉽게 끝나고 들은 바로는 악명 높다는 우즈베키스탄 입국심사관도 최근에는 외국인 투어리스트는 건들지 않는다.

Crossing border

20180709

03:07 Karakalpastan 06:00

Uzbekistan immigration

고로 간단하게 무사통과 드뎌 이번 기차여행의 마지막 나라 우즈벡키스탄에 입국했다.


기차가 정차하면 철로 주변에는 늘 먹거리 좌판이 열려 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지 그 더위에도 단잠을 잘 수 있다.


지난 사일 동안 물과 아침저녁으로 믹스커피 두 개, 그리고 러시아와 주변나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러시아 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도시락라면 하나, 하루 동안 먹는 양의 전부이다.

원래 길 씨는 장거리 이동을 하면 거의 먹지를 않는다.

잘못 먹고 탈이 나면 화장실 사용이 어려워 시작한 금식이 이제 습관이 되어 안먹고도 잘 버틴다.

어차피 기차 안에서 거의 활동량이 없어서 조금만 먹어도 에너지 효율이 높다.


요렇게 이층 칸에 관속같이 누워서 이틀을 지내는데 배고픔 정도는 잊고 살 수 있다.


우즈벡키스탄부터 기차에 잡상인들이 타서 오만가지 물건들을 팔고 심지어 환전까지 나쁘지 않은 환율로 쳐준다.

아직도 궁금한 것은 이 사람들이 언제부터 기차에 타고 있었는지 물건은 어디다 숨겨두고 있다가 모조리 꺼내서 팔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승객으로 탔다가 국경을 지나면서 각자의 보따리 물건들을 풀어서 장사를 하나보다.

아무튼 이들도 목적지 끝까지 같이 간다.


창밖으로는 여전히 드문드문 풀뙈기 마른 땅만 보이고


김태희가 밭을 간다는 이 나라에는 밭이 없어서 그런지 김태희는 코빼기도 안보이고 장모님의 나라답게 후덕한 장모들은 많이 계신다.

김태희 밭을 간다는 나라는 혹자는 우크라이나의 오데사 지역이라고 하고 혹자는 우즈베키스탄이라고 하는데 두 군데를 다녀왔지만 분명한 것은 그녀는 거기 없다는 것이다.
누구랑 같이 있는지는 안다, 비라고...


이틀을 지내다보니 아가들도 내 새끼마냥 친해지고


순간 당황하셨어요?

갑자기 낮도깨비 같은 멀건 얼굴이 나타나서리... 쏴리.

관속에 누운 몰골은 점점 뿌옇게 떠 간다.


삼등석 기차는 팬티만 입혀논 아거들의 놀이터가 된지 오래이다.


이놈들도 놀다 지쳐


애고 어른이고 다 뻗어서 잔다.


그리고 오후 여섯 시가 지나 닷새간의 기나긴 기차여행을 마치고


드디어 우르겐치역에 도착했다.

18:24 Urgench Tashkent time


Finally I arrived in Urgench Uzbekistan

4박 5일 동안 네 번의 기차를 갈아타고 여섯 번의 출입국 심사를 겪고 네 나라를 거쳐 마침내 우즈베키스탄 우르겐치에 도착했다.



* 카스피해에 관한 소고, 과연 바다인가 호수인가?

이름이 카스피해라고 부르고 있으니 당연히 바다이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런 바다라고 부르는 지명중에는 육지의 호수도 많이 있다. 바다만큼 크다는 의미로 '바다 해'자를 붙이기도 한다.

카스피해를 바다라고 정의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단순히 물이 짠물이다.

호수라고 주장하는 측은 카스피해는 육지로 둘러싸여 있고 물이 짜긴 하지만 염도가 아주 낮다고 한다.

일 년전 흑해 연안의 도시 바투미에서 흑해의 물맛을 봤는데 거기도 바다이긴 하지만 지중해보다 훨씬 물맛이 싱거웠다.

어찌보면 태평양이나 대서양도 육지의 여집합으로 보면 호수라고 할 수 있다.
음... 여기까지는 너무 나갔나보다, 이런 주장은 없다. 걍 해본 소리다.

이런 표면적 이유와 달리 호수로 분류하느냐 바다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카스피해를 둘러싼 다섯 나라의 경제적 실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구소련시절 카스피해를 호수로 분류하고 소련과 이란이 양분하여 관리했다.
그런데 이후 소련에서 분리된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이 독립하면서 바다로 분류하고 각자의 영해를 주장하고 배타적 경제수역을 지정한다.

쉽게 말하면 호수로 보면 이란과 러시아에게 이롭고 바다로 보면 소련 이후 독립한 나라들에게 이득이 된다.

게다가 카스피해 아래는 엄청난 석유매장량과 천연자원의 보고이다.

이런 걸 차지하고도 카스피해를 가로지르면 북으로 러시아의 간섭 없이 남으로는 미국의 경제제제를 받는 이란을 거치지 않고 중앙아시아의 물류를 카고페리에 싣고 유럽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이런 여차저차한 지정학적 경제적 입장으로 카스피해를 바라보는 다섯 나라의 입장은 한동안 풀지 못하는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 글을 마무리 보강하는 이 시점에서 최근 뉴스를 보니 카자흐스탄 악타우에서 위의 다섯 나라가 모여 최종협상을 마무리했다.

더 자세한 상황을 알고 싶다면 아래 링크된 뉴스를 읽어보시라.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siapacific/857375.html


# 카스피해 기차여행 경비

아래 링크된 러시아 열차 사이트에 들어가면 현시점의 각 등급의 기차표 가격이 자세히 나와 있으니 두려워하지 마시고 출발지 목적지를 선택해서 마구마구 눌러보시라.

https://pass.rzd.ru/main-pass/public/en/


# 카스피해 페리노선 #

바쿠에서 카스피해를 운항하는 배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카자흐스탄의 악타우로 가는 배와 투르크메니스탄 투루크메바시로 가는 항로가 있다.

투루크메니스탄은 비싼 비자피를 내고도 통과비자로 겨우 5일을 준다고해서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넘어가는 것은 애초에 염두에 두지 않았다.

바쿠에서 악타우로 가는 배도 승객을 태우는 일반적인 페리가 아니라 물류를 중심으로 운반하는 카고페리의 형태의 비정규선이다.

배의 표를 구입하려면 바쿠의 숙소에 머물며 매일 아침 티켓사무실의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서 당일 승선이 가능하다고 하며 짐을 싸서 바로 항구로 달려가 배표를 사고 승선할 때까지 대기한다.

주로 여름 성수기에는 일주일 두 번 정도 출항하기도 하지만 비수기 겨울에는 한 달에 한 번도 운항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배를 타기 위해서는 숙소에 거주지등록을 해놓고 장기간 기다리는 여행자도 있다.

출항하는 항구 또한 바쿠가 아니고 70 키로 정도 남쪽으로 떨어진 알랏 Alat에서 출발하고 항구에서 대기하다 다음날 새벽에야 승선한다.

도착항 역시 카자흐스탄 Aktau 악타우에서 한참 떨어진 Kuryk 항에 정박한다.
따라서 바이크여행자가 아닌 일반 도보여행자는 배를 탈 때나 내릴 때 차를 쉐어하고 움직일 동행을 미리 구해두는 게 좋다.

일인당 배표는 백 달라가 보통가격인데 배편이 많은 성수기에 흥정이 쉬워 최저 80 달라에 구입한 여행자를 보았다.

항구에 도착해서 우즈베키스탄으로 가려면 악타우에서 20 키로 떨어진 Mangyshlak 만기쉬락 기차역으로 가서 기차를 타고 환승기점 Beyne베이뉴역에서 카자흐스탄 출구수속을 하고 우즈벡키스탄으로 입국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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