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February 21, 2016

여행에 지치다 Long trip makes me tired in Blantyre

20160121~20160203

Blantyre 블랜타이어의 Big Brothers Lodge 빅브러더스 호텔에서 먹고 자고 싸는 것만으로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모잠비크부터 국경을 넘어 블랜타이어까지 지난한 일들을 겪어서인지 빅브러더스 호텔에 둥지를 치고 자다깨다 몇 번 했더니 어느새 일주일이 가버렸다.
첫날은 온종일 잠만 잤고 둘쨋날은 잠이 덜 깨서 자고 그 다음날은 너무 잤더니 허리도 아프고 피곤해서 자고 또 그 다음은 자던 타성에 젖어, 자고 또 자고 일주일을 내리 잤다.

아래 사진의 호텔 구조를 보면 위층 발코니가 식당이라 하루 한 끼는 여기서 저렴한 로칼 정식이 1,200콰차(한화 이천원) 정도로 해결이 된다. 그리고 아래층 왼쪽 도로변에 보이는 Krazy 치킨은 이 도시에서 젤 유명한 치킨앤칩스 레스토랑이고 일요일에도 문을 연다. 저렴한 자체 식당과 같은 건물에 맛있는 치킨집이 있는 이런 천혜의 조건에서 어떻게 무위도식을 안 할 수 있겠는가?


빅브러스 건물 전경


일반적인 로칼정식, 먹기전에 사진을 찍어야 되는데 꼭 먹고 나서 찍는다.

왼쪽 하얀 것이 여기서는 시마라고 하고 탄자니아 위로부터는 우갈리라고 부른다. 옥수수 가루를 쪄서 백설기처럼 만들었다. 아무 맛이 안나는 맨밥과 같은 기본 주식이고 주메뉴 치킨과 볶음 채소 양념소스와 더불어 먹는다. 파란 플라스틱에 들어 있는 물은 마시는 게 아니라 인도식으로 손을 씻는 물이다.

일주일 동안 건물 바깥으로 두 번 나갔나보다, 한 번은 바로 앞 건물에 남아공항공 사무실이 있어 브라질에서 왕복표로 사온 항공권 리턴티켓이 환불이 되는 지 알아보러 나갔고 그 옆 건물이 TNM통신이라 스마트폰을 쓸 수 있게 유심칩을 사러간 게 지난 칠일동안의 길씨의 행적이다.

어느 통신사든 심카드를 사서 충전하면 말라위 어디에서나 스마트폰에서 인터넷을 쓸 수 있다. 길씨의 경우 건물 바로 앞에 있는 말라위 통신사 중의 하나인 TNM 블랜타이어 본점에 갔는데 아주 친절하게 전화기 세팅까지 다 해주었다. 각 나라마다 충전방식이나 인터넷 사용법이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략 아래의 방법으로 할 수 있다.

# 직접 충전하는 방법은 #

 1 통신사 유심카드를 사서 본인의 스마트폰에 넣고 전원을 켜서 안테나 신호가 잡히면 일단은 현지폰으로 사용할 수 있다. 현지 전화번호를 부여받고 충전한만큼 사용한다. 심카드는 1달라 이내의 가격이고 수신이나 통화만 할 생각이면 조금씩 충천해서 쓰는 것이 경제적이다.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충전을 한후 인터넷 번들을 신청해야 한다. 충전은 아래 사진에 있는 금액이 찍힌 에어타임 스크래치카드를 사면 된다. 에어타임 카드는 휴일에도 길거리 가판에서 쉽게 살 수 있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길씨의 경우 4기가의 인터넷 번들을 사용하려고 6,500콰차의 에어타임 카드를 사서 심카드에 충전했다. 충전한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인터넷 번들을 신청하면 유효기간 한 달안에 4기가 조금 넘게 인터넷 데이타를 쓸 수 있다.


위의 에어타임 스크래치카드는 100콰차부터 2,000콰차까지 다양하게 있다. 카드에 뒷면에 충전 방법이 있다. 직접하려면 본인의 전화기로 위의 카드에 설명된 순서대로 코드를 눌러 충전할 수 있다. 500콰차 에어타임 카드를 복권처럼 스크래치하면 위의 열여섯자리 숫자가 나타난다. 그리고 *111*열여섯자리번호#을 누르고 통화버튼을 누르면 카드 액수만큼 충전이 된다. 총 6,500콰차를 충전하고 아래 사진의 인터넷 번들중에 4GB 코드번호 *200*14#을 누르고 통화버튼을 누르면 4기가 데이타가 세팅된다.


길씨는 총 6,500콰차를 에어타임 스크래치 카드로 충전하고 4기가를 선택하니 충전금액에서 4기가 데이타 사용료 6,400콰차가 빠져나가고 100콰차가 전화 수신이나 통화용으로 남았다.

~ 위 과정이 어려우면 평일에는 시내 어디서나 통신사 사무실을 발견하기 어렵지 않으니 찾아가서 부탁하면 된다.
~ 각자의 스마트폰에 따라 통신사 주파수가 달라 사용이 안되는 폰이 있으니 일단 가장 작은 단위로 충전해서 통수신 안테나가 나오나 확인해봐야 한다. 안테나가 잡혀도 폰 설정에 따라 인터넷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 네트워크 설정에 들어가서 액세스포인트의 이름을 tnm으로 바꾸고 APN을 internet으로 설정하니 길씨의 경우 데이타 수발신 표시가 폰 상단에 나타나며 인터넷을 쓸 수 있었다. 말라위는 3G 정도의 속도이거나 그 이하로 도심에서 멀어지면 잘 끊어지기까지 한다.
~ 사용량을 확인하려면 TNM의 경우 #123#을 누르면 알 수 있다.

이제 방에서도 인터넷이 되고 슬슬 마실이나 나갈까하고 동네한바쿠하다가 마트에 들러 먹거리를 사왔다. 길씨가 제일 좋아하는 정어리캔, 스파게티면, 달걀, 그리고 기본 소스들 이것만 있으면 스파게티 정도는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중남미에서 부터 즐겨 먹는 정어리캔
매운 고추와 토마토가 들어 있는 두 종류, 찌게부터 각종 요리에 유용하다.



길씨의 요리도구, 전기포트와 2구짜리 코펠 그리고 컵
인도산 매직전기포트(?)로 웬만한 요리는 다 할 수 있다.

일주일을 방콕하다 아예 방안에서 요리까지 시작했다.

그래 여행 뭐 있나? 방구석에 뒹굴어도 여행이다. 실제 미시적 관점으로 각자의 방안을 정밀하게 탐구해보면 여태까지 몰라던 것이 많이 보인다. 책상이나 침대 밑 방모서리 등등 잘 살펴보면 조그마한 생물들이 거기서도 그들 나름대로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있다. 늘 그자리 똑 같은 정물처럼 보이던 것도 시간에 따라 달라보이기도 한다.




우리돈으로 만원 정도의 싱글룸, 샤워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배낭을 메고 한국을 떠나 세계를 떠돈 지 이번 여행만 계산해봐도 거의 삼 년이 다되어 간다. 2003년 첫 번째 세계일주를 시작했을 때는 정말 열심히 다녔다. 그때는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한 곳에서 일주일 이상을 보낸 적이 없었다. 그랬던 길씨가 요즘은 배낭을 풀어 버리면 기본이 일주일이다. 그리고나면 떠날 때 다시 배낭을 싸기는 더 힘들어 진다.
배낭족 격언에 `머물면 떠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의 길씨가 딱 그런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좋게 말하면 여행의 패턴이 바꿘 것이고 그게 아니면 여행의 정체성을 상실한 것이다.

그럼 대체 이 여행의 정체성은 무어라 말인가? 호텔방을 나왔다. 마트에 들러 맥주며 싸구려 로칼럼을 종류별로 사와서 다시 방으로 들어가 마시기 시작했다.

알콜의 힘을 빌어 지나간 나날을 복기해보았다. 첫 번째 세계 일주를 시작했을 때, 그때도 이미 우리나이로 마흔이 된 늦깎기 배낭족이었고 나이 들어 하는 심기일전의 여행이라 퇴폐향략적인 유흥여행은 절대 삼가하고 배낭여행의 기본정신에 충실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기본적인 언어소통인 영어가 완전 젬병이라 여행내내 하루하루가 다음 날을 준비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했다. 첫 번째 유럽여행을 끝내고 겁도 없이 동아프리카로 넘어왔는데 한국어로 된 여행책자는 없고 지금처럼 인터넷 여행 블로그가 활성화 되지 않아서 그나마 정보라도 얻으려면 밤새 영문 가이드북을 번역해서 다음날을 대비하기에 바빴다. 그러니 언제 지긋이 한곳에 머물며 고독을 사치로 즐길 수가 있겠는가? 매일매일이 낯선 곳에서의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어쨌든 나라마다 유명하다는 관광지의 국민코스는 찍고다녔고 빡빡한 일정대로 짜여진 투어를 통해 엄청난 자연의 위대함을 맛보았다. 그런 식의 여행이 대륙을 이동하면서 계속되다 보니 언제부턴가 웬만한 유적이나 어메이징한 자연현상을 봐도 별 감흥이 안 생기고 심지어 카메라가방에서 사진기를 꺼내기도 귀찮아졌다. 그렇게 각 대륙의 기본만 찍고 첫 번째 세계여행을 마무리하면서 다음기회에 다시 세계여행을 하게 된다면 그때는 한 곳에 오래 머무리라고 다짐했다.

각국의 여행자들과 왜 여행을 하느냐고 얘기를 나누다보면 유적이나 자연현상, 각자 좋아하는 장르를 말하다가 결론은 사람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이 아름다워 길을 걷는다`
두 번째 세계여행에서 여행의 정체성이 모호해지면 길씨 스스로 답을 구하는 문구이다.

과연 그럴까?

더 심도높은 길씨의 여행철학은 앞으로 전개될 `올드보이를 위한 배낭 여행안내서` 여행의 만남편에 소개될 것입니다.

이쯤에서 길씨는 남은 술을 다 마시지도 못하고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취하지 않으되 혼미함이여.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게 싶은 자 잠들게 하라` 어디선가 강은교 시인의 싯구가 들리며 길씨의 알콜중추는 마비되고 애꿎은 베개를 부둥켜 안고 어느새 침대와 한몸이 되었다.

다시 또 하루가 밝아왔다.
여행중에 혼자 마시는 술은 취기가 더 빨리 오른다. 아침햇살에 눈을 떠서 스마트폰을 확인해보니 카톡으로는 한국의 친구들에게 페북메신져로는 세계각국의 여행동지들에게 음주톡을 보냈다. 이 기회를 빌어 시간대가 달라 자는 동안에 카톡이나 메신져를 받은 분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드리며 다시 그 시간대에 음주톡이 오면 그냥 무시해 주시기를.
그중 하나 중미에서 만난 일본친구에게 이 포스팅의 영문 제목대로 메신져를 보냈더니 답장이 와 있었다.

리상, 집으로 돌아가라고...

바뜨 길씨는 돌아갈 집이 없다. 아니 삼년 전 한국을 떠날 때 집부터 팔고 모든 것을 정리하고 나왔다. 
그때 결심했다. 이제부터 길이 집이고 집이 길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이번 남아프리카부터 여행의 테마를 `끝에서 끝까지`로 정했다. 이 여행의 반도 못하고 아니 아프리카의 중간쯤에서 여행에 지쳐서 스스로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니 여태껏 만든 홈페이지 제목이며 카테고리명이며 지금껏 불려온 길이란 이름이 아깝다.

그래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올해 안에는 길씨의 숙원 사업인 `올드보이를 위한 배낭여행 안내서`를 마무리 지어야한다.
그러자면 일단 호텔방부터 탈출하자, 냉샤워로 정신부터 챙기고 도시탐방을 나섰는데
블랜타이어에는 딱 두 군데 명소 밖에 없다.


시계탑 로타리를 지나

하나는




CCAP교회

그리고 또 하나는


Mandala House
블랜타이어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란다.


그 집 정원

그리고 작은 이슬람 사원 몇 개만 보면 끝이다.

두 곳다 숙소에서 걸어서 삼십 분 안의 거리이다. 3시간만에 도시탐방을 끝내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엊저녁 먹다남은 김빠진 맥주를 마저 마시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언제 인생이 계획대로 아니 길씨의 의지대로 된 적이 있었나, 걍 사는 거지 모.
그리고 다시 잤다. 언제가는 떠나야 할텐데라고 되뇌이며......


그리고도 일주일 지나서 길씨는 호텔방을 떠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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