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December 23, 2019

제주도 걷기 Walking around Jeju Island

아시아 섬 걷기 시리즈 2 Walking around Asian Island


제주도 걷기

Walking around Jeju Island



Sky blue line
Walking distance per day
Anti-clock direction for walking around this Island

Red Number
Breaking point while walking


20190926 - 20191009

하늘색 화살표를 따라 시계반대방향으로 섬일주를 했다.

빨간 숫자는 하루동안 걸었던 구간의 쉼터

9월 27일부터 1번에서 화살표를 따라 걷기 시작해서 중간에 태풍으로 5일 대피겸 휴식을 하고 10월 4일에 3번 지점부터 다시 걸어서 10월 9일 마지막 8번 구간을 지나 처음 1번자리로 돌아와 섬일주를 마쳤다. 




육 년 동안의 무귀환 세계일주 여행 '시즌5 끝에서 끝까지'의 마지막 접경인 백두산 천지를 뒤로하고 머지않은 날에 북녘땅에서 배낭을 메고 여행할 훗날을 기약하며 지난 여행을 정리했다.


중국 선양에서 뱅기를 타고


2013년 8월 한국을 떠나 2019년 8월에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경기도 어느 수목원에 모셔진 어머님에게 무사귀환 인사를 드리고 남한땅이라도 땅끝까지 걸어서 국토순례를 하려다 제주도에 사는 누이가 급하게 해외로 여행을 가는 바람에 집 봐주러 갔다.


국내선 비행기를 타니 한글로 된 신문을 준다.

인터넷 세상이라 종이신문을 본 지가 언젠지, 한글로 인쇄된 신문을 보니 오래된 고서를 발견한 듯 신기하다.


육 년전 한국을 떠날 때 가진 것을 모두다 처분해서 집도 절도 없는 처지라 제주도 애월에 사는 누나집에 더부살이 정착을 했다.


집이 한라산쪽이어서 바닷가까지 3킬로는 족히 걸어가서 실컷 바다구경을 하고


서쪽 해안가에서 사는 후배집을 찾아가 해질녘의 석양을 만끽하고


날 좋은 날 강아지랑 근처 유적지 주변을 산책하며


노꼬메 오름에 올라가 한라산 자락에 드려워진 운무에 취하기도 하고


그러다 태풍이 올라온다고 비만 계속 내려 며칠을 집에서 운치있게 차와 커피를 마시며 제주도의 비바람을 즐겼다.

이후 제주도에 있는 4개월 동안 예년에 보기 드물게 다섯 차례의 잦은 태풍이 와서 마치 길씨가 동남아에서 태풍을 몰고 온 것 같은 미안한 기분까지 들었다.


하루는 인근 동네를 산책하다 싯구가 적힌 돌비석을 읽고


그래 걷자, 걍 놀면 뭐하냐?


제주 시내구경 나갔다가 마주친 큰 발걸음


올해 춘삼월에 발리 걷기를 한 후 걸어서 여행하는 맛을 알아 국토순례 대신으로 제주도 섬일주부터 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국내여행이라는 홈그라운드의 잇점과 위급 상황에 따라 언제든 갈 수 있는 베이스캠프가 되는 누나집과 착한 후배집이 있다.

아시아에서 제일 아름다운 섬중의 하나인 제주도는 올레길로 유명한 걷기여행의 대표적인 이정표가 있는 곳이다.


20190926 목

고맙게도 누나가 차려준 쉰 여섯 번째 생일 밥상을 받고 이번 걷기 여행의 출발점인 한림에 있는 후배집으로 갔다.

그러고보니 작년 생일에 키르키즈스탄의 비쉬켓에서 술담배를 끊은지 딱 일 년이 지났다.

술담배 없는 여생은 무료해서 하루도 살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혼탁한 세상에 정신이 너무 말짱해서 탈이지 몸은 갈수록 좋아져서 여지껏 잘 살아 버티고 있다.


20190927 금


지도 1번, 후배집에서 아침 아홉 시 나와서 걷기 시작했다.


1130 첫 번째 쉼터 느지리 정자에서 쉬고 앞으로 15킬로 남았다.


제주도는 어디라도 쉴만한 정자와 화장실 잘 되어 있어 넘 좋다.


1324 저지리 닥마을 점심부페


고기에 반찬을 입맛대로 양껏 골라먹고 일인당 칠천 원에 모신다.


오후 두 시 '생각하는 정원'과 '유리의 성'을 지나자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세 시쯤 오설록에 다와서 더욱 거세졌다.


버스 정류장에서 대피하다가 그칠 기미가 없어 예정에 없던 오설록을 구경하러 들어갔다.


오설록 차 박물관에 들어가니 사람들이 엄청 많다.


졸지에 박물관 견학해서 좋긴한데 이러다 언제 목적지 게하에 도착할지 몰것다.


대충 비가 그쳐 우산을 쓰고 다시 걸었다.


예정에 없던 시간을 소비해서 국도변 지름길을 찾아 비에 젖은 동네길을 질러서


1830 해질무렵 첫 번째 지도의 2번 지점인 산방산 탄산온천에 딸린 게하에 도착했다.


게스트하우스 숙박객은 온천탕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수영장까지 무료 개방해서 탄산온천 즐긴 후 수영까지 하고 나오니 쌓인 피로가 확 풀렸다.


 아침 여덟 시에 간단한 무료 아침까지 제공하는 감동의 가성비



스마트폰의 만보기 어플로 측정해보니 하루동안 4만 보에 31킬로 걸었다.

여섯 시간에 30킬로 걸어서 시속 5킬로 가깝게 걸었지만 중간중간 쉬는 시간을 감안하면 평균 시속 4킬로 정도여서 좀더 여유를 가지고 시속 3킬로 정도로 내일 갈 거리를 계산하면 되겠다. 내일도 30킬로 정도 걸으면 총 열 시간 예상한다.


20190928 토

일곱 시에 온천하고 여덟 시부터 무료로 제공하는 아침 식사, 김치 미역국 밥 딱 세 가지 나와서 맛나게 다먹고 아홉 시에 다시 걷는다.


이번 여행에서는 후배가 준 셀카봉을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다.

충분히 쉬고 산뜻하게 이틀 째 걷기를 시작했는데 산방산을 지나자 급격히 힘들고 배고파서 하나로 마트에 들어가서 탄산음료와 순대를 사서 길가에서 먹고나니 걷기가 더 힘들다.


그래도 날씨는 화창하다.


용머리해안 오른쪽 끄트머리에 하멜이 타고온 외양선을 복원해놓은 것이 보인다.


두 번째 날은 초장부터 계속 힘겨워 지나가는 버스를 타고 목적지 숙소로 바로 갔다가 내일 다시 와서 같은 자리에서 시작할까 심한 유혹을 느꼈지만 꾹참고 계속 걸었다.


서귀포 버스터미날을 지나 이른 저녁을 먹고 좀 쉬려는데 근처에 그 흔한 식당 하나 없어 국도변을 무작정 걷다가 하루해가 진다.


서귀포 숙소를 4 킬로 앞두고 완전히 어두워지며 외곽도로여서 민가 하나 안보인다.

여덟 시에 지도의 3번 서귀포 숙소 앞에 도착하자마자 식당부터 찾아들어가 허겁지겁 동태탕을 먹으며 피로와 허기를 면했다.



이틀째 만보기 어플


여덟 시간 동안 37킬로 걸었다.

평속 4 킬로가 넘지만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어 실제로는 열 시간은 족히 걸었다.


20190929 일

태풍이 다음달 2일에 또 온다고해서 전격적으로 섬일주를 중단하고 누나집에 피신해 있다가 태풍이 지나가면 다시 와서 걷기로 했다.

숙소는 이미 이틀을 예약해버려서 아점 먹으러 동네한바쿠하러 나갔다.

아래로 쭉 내려가서 서귀포 올레시장을 통과하면 이중섭 거리가 이어지고 계속 내려가니 서귀포 자구리해변 나온다.


때마침 자구리 축제 막날이라 전통혼례 재연중이다.


축제장 뒤로 해변따라 새섬 쪽으로 갔다.


팔년전에 자전거로 제주 환도를 할 때 지났던 길이어서 쪼매씩 기억이 난다.

새섬 위로 이어진 산복도로를 따라가면 천지연 폭포 가는길이다.


오후에 비가 엄청 쏟아지고 곧 태풍이 올 모양이다.

다음날 걷기 여행을 중단하고 애월의 누나집으로 태풍을 피해 갔다.


거센 비바람이 지나가고 무사히 살아남은 달팽이가 창유리를 타 오른다.

다시 시작해야지


5일전 철수했던  서귀포 숙소 앞 지도의 3번 지점 바로 그 자리로 돌아가서


20191004 금

아침 아홉 시부터 걷기 시작했다.


아스팔트 도로변이 아니고 동네길을 걷다보면


알록달록 색감이 짙은 벽화가 그려진 동네를 지나


다시 도로로 나와서 일주동로가 표시된 이정표를 보고 오늘의 목적지로 걸어 간다.


서귀포 시내 기적의 도서관에서 첫 번째 쉬고


이정표의 성산 방향으로 가다가


정오 넘어 배고프고 힘들어 위미리에서 귀국후 첨으로 짜장면 먹고 다시 기운을 차려서


제주도에는 건천이 많은데 건천을 건너는 다리 입구에는 늘 하루방이 지키고 있다.


해안도로로 방향을 바꾸고


도로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위미항 포구에서


포구를 지나


해안도로변으로 늘씬한 오징어를 줄지어 말리고 있다.


해안도로에서 나와서 다시 국도를 따라 오늘의 목적지 표선까지 7킬로 남았다.


도로변에 고양이가 널부러져 있어 죽었는지 살았는지 몰라 걍 지나쳐서 가다가 찝집해서 돌아와보니 저 상태로 길가에 죽어 있었다.

도로를 따라 걸으면 로드킬 당한 뱀이나 쥐를 많이 보는데 고양이가 생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누워 있는 것은 처음 보았다.

그대로 두면 달리는 차에 깔려 가루가 될 거 같아 길 옆 풀섶으로 옮겨 두고 지구별을 떠나 고향별로 잘 돌아가기를 기도했다.


다시 걷다가 목적지 숙소 1킬로 앞두고 버스정류장에서 쉬고


목적지 표선면에 진입


해안가 가로수에 남국의 정취가 덤뿍 묻어 난다.


오늘은 생각보다 일찍 다섯 시 좀 넘어 지도 4번 숙소에 도착했다.

태풍 직후라 게스트가 없어 도미토리에서 혼방을 즐겼다.

샤워하고 나서 몸이 풀리고 밤이 되어 나가기 싫어 걍 잤다.



일곱 시간에 32킬로 걸었다.

태풍으로 푹 쉬다와서 그런지 평속 5킬로에 가깝게 엄청 빨리 걸었다.


20191005 토

아침은 무료로 제공하는 고사리나물에 채식이지만 맛나게 먹고 아홉 시에 해안 올레길 따라 걷기 시작했다.


걷다보면 올레길 이정표와 만나는 길이 많다.

이번 걷기 여행은 알려진 길을 따라 명소를 탐방하는 루트가 아니라 목적지만 정해 놓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끔 되도록이면 야간보행을 하지않게 도착시간에 맞춰서 가변적인 코스를 선택했다.


해안도로를 나와서


  밭길로 들어서 동네어귀에


누군가 시멘트 바닥에 못 같은 것으로 '이길 혼자 외로워 동백꽃 피우다'라고 새겨놨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을 과거에 이곳에 와서 미리 새겨둔 듯한 기시감이 든다.


동네길을 나와 다시 대로변 자전거도로를 걷는다.


배고파 돼지국밥 한 그릇 뚝딱하고


다시 해안도로로 내려가니 혼인지가 나온다.


혼인지를 지나 멀리 오늘의 목적지 성산 일출봉이 보인다.


해변을 따라


지도 5번 숙소에 도착하니 해질 무렵이다.


언능 짐만 숙소에 두고 해지기 전에 일출봉에 일몰보러 올라갔다.



여섯 시간 31 킬로 걸었다.


20191006 일

성산 일출봉은 제주도에 제일 유명한 관광지답게 태풍 직후 비수기인데도 호스텔에 게스트가 많았다. 그래서그런지 다른 곳에 비해 가성비는 제일 못했다.

0550 여전히 어둡지만 해맞이하러 나오니 벌써 많은 사람이 일출봉으로 향하고 있어 따라 올라갔다.


최소 삼십 분은 걸린다는데 걷는게 일상이라 정상까지 십오 분만에 갔다.


이미 정상에 많은 사람들이 해돋이를 기다리지만 잔뜩 흐려진 하늘에 해 보기는 글렇다.


대충 사진 찍고 먼바다를 보니 먹구름 아래 비가 내리고 해안으로 몰려온다.

황급히 하산하는데 비가 쏟아진다. 


열 시쯤 비 그쳐 숙소 체크아웃하고 다시 걷는다.


성산포 항구를 지나


다리를 걸어가는 올레꾼


오늘은 거리상으로 제일 가까운 저렴한 숙소로 정했다.


서귀포시의 접경에서 제주시로 진입한다.


역시 가성비 높은 동태탕으로 점심 먹고


지도 6번, 이번 걷기 여행중의 최고의 가성비 숙소에 도착했다.

원래 도미토리를 운영하는 숙소인데 비수기 태풍 직후라 펜션에 빈방이 많아 방 한 칸을 통으로 도미토리 가격으로 사용했다.





다섯 시간에 23킬로 얼마 안 걸었다.


20191007 월

독방 차지하고 빨래까지 해놓고 신나게자다 여섯 시에 일어나 배낭 정리하고 오늘은 제주시 찜질방까지 제일 긴 거리의  풀코스 마라톤이다.


중간에 비가 온다는데 열 시 출발하면 쉬다가다 천천히 걸으면 저녁 열 시쯤 도착하지 싶다.


동네 벽화


해안가 벽화


숙소 주변해변은 생략하고 일주도로따라 걷다보면


당근 산지로 유명한 평대리


귀여븐 당근이~쥐


김녕 지나 함덕해변 지나 한참을 걸어가며


해안도로에 설치된 풍력발전기가 줄지어 있고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이라 바람에 맞서 무념무상으로 걷고 있다.


도롯가에 비석 조형물이 많아 살펴 보다가 제주도 작가 현기영의 순이삼촌을 만났다.


바로 옆이  4.3기념관 있어 들어가 쉬면서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했다.




이 섬도 아픔이 많은 곳이다.


다시 도로를 따라 제주시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벌써 하루해가 진다.

이미 30킬로 넘게 걸어서 발바닥이 너무 아픈데 몸은 생각보다 덜 피곤하다.

배고파 도로변 중국집에서 저녁 먹고 다시 걸어 조천지나니 삼양입구


제주 시내까지 앞으로 두어 시간은 더 걸어야 한다.


바뜨, 어둡고 춥고 힘들어 벤치에 쉬다가


 다시 힘을 내어 제주 시내로 진입했다.


 지도 7번, 찜질방 들어가니 열한 시가 넘었다. 



쉬는 시간 포함 총 열 세 시간에 44킬로 걸었다. 마라톤 풀코스보다 더 많이 걸었다.


20191008 화

찜질방 맨바닥에 뒤척이다 일곱 시에 일어나 지도를 보니 한라도서관까지 6킬로 정도, 시내에 있는 건 탐라도서관이고 산쪽으로 올라가면 한라도서관이다.


찜질방 나와서 한라산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올라갔다.


한라도서관 매점식당에서 가성비 높은 점심 먹고 커피믹스 두 봉지나 타먹고 식당에서 충분히 쉬다 나간다.


오늘도 날씨는 화창하다.


어제 무리하게 걸어서 출발점 후배집까지 바로 안가고 지도 8번, 누나집에서 하루 잤다.



다섯 시간에 22 킬로는 가뿐히


201910109 수


섬 일주 마지막 날 누나집을 나와서 출발지점 후배집으로 간다.


최근에 제일 화창하고 맑은 날씨다.




한없이 맑은 하늘에 비행기가 난다.


동네 어귀에 나눔장터


파란 하늘에 그려진 악보

전선에 새가 앉아서 마치 음표처럼 보인다.


막날에 청명하기까지 발걸음도 가볍다.


거울 속에 비친 길씨


해질무렵


해지는 서쪽 해안은 세계 최고의 석양을 볼 수 있다.



이 또한 아름답지 아니한가?


해지기 직전 최종목적지이자 첫 출발점인 지도 1번 후배집으로 돌아왔다.



4 시간에 21 킬로

평균 하루 삼십 킬로 정도 걸었으니 이것저것 다 합하면 대략 250킬로 걸었다.



# 걷기 여행에 대한 소고 #


죽기 전에 가야할 '세계 10대 트레일'이란 책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열 곳에 대한 트레킹 정보를 담고 있다

저자 이영철

네팔 히말라야의 안나푸르나 서킷(Annapurna Circuit) 

스페인인의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

뉴질랜드의 밀포드 트랙(Milford Track) 

일본 규슈의 올레(九州オルレ)

영국 횡단(CTC Coast to Coast Walk)

칠레와 아르헨티아를 잇는 파타고니아 트레일(Patagonia Trail)

페루의 잉카 트레일(Inca Trail)

알프스 3개국을 누비는 몽블랑 둘레길(Tour de Mont Blanc)

아일랜드 최고의 도보 여행길 위클로 웨이(Wicklow Way)

중국서북부에서 티벳으로 이어지는 차마고도 호도협(茶馬古道 虎跳峽)

등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 여행동안 길 씨는 위의 열 군데 트레일을 완주하지는 못했지만 히말라야, 산티아고콤프스텔라, 잉카트레일, 호도협에서 티벳까지의 일부 구간을 걷거나 버스를 타고 이동했고

2005년 남미 파타고니아를 칠레에서 부터 산 넘고 호수 건너 배타고 빙하를 지나 아르헨티나까지 한달간 다닌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파타고니아를 비롯해서 따로 입장료나 퍼밋 없이 이런 국립공원을 개인적을 갈 수 있는 곳이 많았는데 이제는 안전을 위한 명분으로 입장료를 내고도 따로 퍼밋이 있어야 갈 수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칠레에서 아르헨티나를 파타고니아 산맥을 타고 넘어갈 때는 한밤에 산속에서 길을 잃고 패닉에 빠져 위험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더 익스트림한 걷기를 원하다면

미국 3대 장거리 트레일 PCT, CDT, AT등의 장거리 트래킹 코스가 있다.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 3개 주에 걸쳐 미국을 종단해서 가로지르며 사막과 호수, 협곡 등 유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총 길이 12,800km의 미국 3대 트레일(PCT. CDT, AT)은 험난하고 먼 길이기에 모두 도보로 완주하면 ‘트리플크라운’이라는 영예를 얻는다.

한 코스에 보통 6달이 소요되는 최소 2년 이상 걸리는 머나먼 길이다.


지난 육 년 동안 길 씨는 국경을 넘어가는 육로여행을 주로 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장거리 이동을 하다보니 입장료나 퍼밋이 필요 없는 여행의 거점도시 근처의 명소를 당일치기로 걸어다닌 적이 많았다.

그러다 지난 봄 인도네시아의 발리를 교통수단을 한 번도 타지 않고 걸어서 여행한 후 걷기여행의 참 묘미를 느꼈다.


위에 소개한 한달이상이 걸리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트레일 코스를 걷기위해서는 평소에 부단한 체력단련과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한국사람은 어찌나 걷기를 좋아하는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한국의 도보여행자들로 가득차 있다.

장거리 걷기는 마라톤의 연장이라고 본다.

길 씨의 경우 초반 십 킬로를 걸을 때는 무리하지 않고 두 세 시간 관광명소나 풍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걷는다.

십 킬로를 지나면 피로를 느끼기 시작하고 왜 일케 힘들게 걷고 있는지 갈등이 생기면서 이런 저런 인생의 명제를 화두로 삼아 자아성찰의 시간을 가지며 그러고도 남는 시간은 이어폰으로 어학공부나 음악을 들으며 생각에 집중한다.

이십 킬로가 넘어가면 급격히 체력이 저하되거나 몸의 일부분에서 통증을 심하게 느낀다.
특히 발바닥에 만성 족근염으로 고통이 오는데 이마저도 지나가며

삼십 킬로가 넘어서면서 무념무상의 상태로 자신도 모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마라톤이 달리는 행위에 집중해서 목적지까지 이르게 되는 것처럼 장거리 걷기여행 역시 주변 관광보다는 결국은 걷는 행위 자체가 수단이자 목적이 된다.

그래서 마라톤에 빠지듯이 장거리 걷기 또한 고통을 즐기는 중독성이 강하다.

이번 포스팅 역시 제주도의 명소를 소개하기보다 전체적인 걷기여행의 일정을 중심으로 소개했다.

제주도는 올레길이라는 아름다운 트레일 코스가 있어 인터넷 검색이 가능한 스마트폰만 있으면 체력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본인 취향대로 실시간 정보를 얻어가며 걷기여행을 즐길 수 있다.

길 씨의 경우 올레길과 기존의 명성 있는 산길이나 바다길 코스을 따라가지 않고 하루동안 걸을 수 있는 최대치를 목적지의 가성비 높은 숙소까지 설정하고 도로든 동네길이든 마음 가는대로 걸었다.

예전에 자전거로 환도를 할 때는 캠핑 장비를 싣고 다녀서 쉬고 싶으면 원하는 곳에 텐트를 치고 하루 이상을 보냈다.

그러나 맨몸으로 하는 걷기 여행는 장비가 많아지면 장거리 걷기가 힘들어 최대한 가볍게 10~15 Kg 정도만 최소장비로 배낭을 메고 다닌다.

길 씨의 경험상 짐을 1Kg 줄이면 기존의 평속에서 한시간당 0.1Km/h 속도를 더 올릴 수 있었다.

될 수 있으면 야간보행을 안하려고 어두워지기 전에 숙소에 도착하기 위한 거리를 하루 걷는 최대치로 잡았다.

그러다보니 올레길 같은 추천 명소를 많이 지나쳤지만 이름모를 길을 걷다가 예상치 못한 감동을 얻는 재미가 소소했다.


# 도보여행시 주의사항 #

외국에서 산과 들을 트래킹하거나 도시 주변을 걸어서 여행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장 큰 위험은 동네 개들이다.

개들은 본능적으로 외부인의 방문을 자기들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낯선 이를 보면 으르렁거리며 공격 자세를 취한다.

같이 싸울 자세를 취하면 겁을 내고 도망가는 개도 있지만 사납게 짖어서 주변 동네개들과 연합으로 여행자를 공격하려고 한다.

바로 뒷모습을 보이고 도망가면 더욱 흥분해서 달려들어 뒤를 물릴 수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개를 자극할 수 있는 막대기보다는 늘 우산을 준비하고 다니다 우산을 펼쳐서 거리를 유지한 채 그 자리를 벗어나는 게 효과적이다.

우산은 본래 용도인 우천시 대비용이나 햇빛 가리개로 사용하고 유사시 위험방지용으로 도보 여행자에게 아주 유용한 장비이다.

다행히 제주도는 집집마다 개를 잘 묶어놓아서 동네길을 걷다가 개의 공격을 받은 적은 없었다.

도로를 따라 걸으면 차들로 인한 심한 매연으로 호흡하기 곤란할 때가 있으니 마스크를 준비하고 가끔 도로 위에 로드킬 당한 동물들의 사체를 목격하게 된다.

마음 같으면 일일이 사체를 좋은 곳으로 옮겨주고 싶지만 상태가 너무 안좋아 그냥 지나칠 데가 많았다.

아무튼 도로가를 걸을 때는 지나치는 차들을 주의해서 최대한 갓길로 걸어야 한다.

제주도는 위의 제반 주의 사항에 대한 대비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훨씬 잘되어 있다.

작년에 제주국제트레일런(http://www.trjeju.com/) 대회를 개최했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제주의 한라산, 오름, 들판을 달릴 수 있는 50Km, 10Km, 5Km 부문으로 나뉘어 대회가 열렸다.

가수 이광조의 '나들이'의 가사처럼

발길 따라서 걷다가 바닷가 마을 지나며 착한 마음씨의 사람들과 밤새워 얘기하리라.

이땅의 흙냄새라면 아무데라도 좋아라.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제주도 걷기를 마쳤다.



# 이번 걷기여행의 노선에 없는 제주시를 조망하기 좋은 곳 #


제주 시청 근처 한전건물 팔층에는 제주 앞바다와 한라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엘레베이트를 타고 팔층 끝까지 올라가면 백록담 식당


식당에서 바라본 제주 앞바다


단돈 오천원에


부페식 골라서 맘껏 먹을 수 있다.


한라산 방향


그리고 석양이 아름다운 한림항


때마침 바다에서 하늘로 거품이 인듯한 구름무리





제주공항 뒷쪽 도로를 따라 가면


멋진 항공기 이착륙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공항뒤 해변도 나름 풍치가 있다.





# 제주도에서 돈벌며 여행하기 #

Working Holiday in Jeju Island


돈 버는 방법을 소개하기 전에 평소에 체력단련이 안되어 있는 사람은 섣불리 시작했다가 약값이 더 들어갈 수가 있다.

다행히 걷기로 단련된 체력이 있어 지난 11월에 보름간 귤을 날랐다.

제주도는 11월부터 첫눈이 오기전인 12월까지 제철 귤을 따기 위한 일손이 필요하다.

아침에 여는 인력시장에 가거나 마을 이장에게 물어보면 이 시기에는 일자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새벽 여섯 시에 모여 트럭을 타면 해뜨기 전에 귤밭에 내려준다.


일곱 시, 일 시작하기 직전에 컵라면 하나를 준다.


화창한 날씨의 드넓은 귤밭에서 할머니들이 귤을 따서 주면


빨간 광주리나 노랑 콘테이너박스에 옮겨 수레에 싣고 나르기를 시작한다.


점심으로 도시락통에 맨밥과 김치, 삶은 계란만 싸갔는데 할머니들이 집에서 가져온 반찬을 나눠줘서 오랜 객지생활에서 그토록 먹고 싶었던 오리지날 집반찬을 맘껏 먹을 수 있었다.


밥먹고 오후 다섯 시까지 쉬지 않고 귤을 날라야 한다.

귤따는 작업은 초보자는 하기 어려워 경험 많은 제주도 할망들이 거의 다하고 남자는 주로 귤을 나르는 작업을 한다.

위의 노란 콘테이스 박스 하나에 귤을 가득 채우며 보통 20~25 Kg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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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콘테이너 박스를 한 명이 하루에 최소 150~200개를 귤밭에서 부터 트럭이 들어올 수 있는 곳까지 날라야 한다.

길 씨는 점심은 불포함 하루 일당 십 만원 받았는데 후배한테 물어보니 인력시장에 가면 하루 12만원에 점심 포함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일의 강도가 더 심하지 싶다.

일이 힘들어서 그런지 임금을 한국사람보다 적게 받는지 귤나르기는 거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하고 있었다. 보름동안 일하면서 귤나르는 한국사람은 길 씨 혼자뿐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평소 체력이 없는 사람은 이 일을 감당할 수 없다.


그새 제주 할망들과 정들어 작별사진을 찍고 제주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추운 겨울을 피해


말레샤 쿠알라룸프르행 뱅기에 올랐다.


6년의 해외여행을 하고 4개월의 제주도 생활을 마치고 다시 말레이시아 말라카로 돌아왔다.


올해말은 말라카에서 새해를 맞고 내년에 미얀마, 태국을 여행하고 새로 책 한 권을 만들어 내년 봄에 귀국할 예정이다.


모두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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