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October 10, 2016

리스본으로 가는 야간 기차 Night train to Lisbon

지난 여름 영화 따라잡기

Last summer follwed the movie


# Night train to Lisbon #


# 리스본으로 가는 야간열차 #


아직 반 년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여름이 아뜩하다.

그 뜨거웠던 한 여름, 포루투칼 땅끝에서 부터 시작한 땅끝까지 시즌투 여행은 쉥겐조약 삼개월에 쫓겨 북유럽의 대표적인 도시만 찍고 러시아로 넘어 왔다. 쉼없이 달린 덕에 여름 끄트머리에 북유럽에 도착했지만 가을은 언제 왔던가싶게 사라지고 이미 겨울이 시작되었다.

지난 여행동안 이동경로를 잘 선택해서 세 번의 겨울을 건너뛰고 마침내 정상적인 겨울추위에 노출되었다. 사 년만에 겪는 겨울살이 적응을 위해 도스토예프스키의 고향 러시아 상트 페트르부르그에서 그의 명저 죄와벌을 읽으며 호스텔 밖을 거의 나가지 않고 독한 보드카에 취해 하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여행자의 숙명은 움직여야 하는 것, 다시 배낭을 추스려 발칸반도와 폴란드를 거쳐 우크라이나까지 달려 왔다. 한참을 위도로 내려 흑해를 끼고 있는 오데사까지 내려왔건만 북반구의 이상기온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영하 이십도의 기온에 눈보라가 쳐서 더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급기야 겨울나라를 탈출하기로 결심하고 한국전쟁 때 흥남부두의 피난민마냥 비장한 각오로 화물과 승객을 나르는 배에 몸을 싣고 삼박사일 흑해를 건너 조지아 바투미에 도착했다.

그 사이 해가 바뀌었고 연일 한국에서 들려오는 기가 막히는 소식에 혼이 비정상이 되었는 지 겨울나라의 혹한에 기억마저 얼어 붙어서 지난 여름을 어떻게 보냈는 지 도통 떠오르지가 않고 몇 십 년이나 된 과거처럼 까마득하기만 하다.

여행중에 하기 싫은 것중의 하나가 밀린 포스팅이다.

유럽은 수많은 블로거들의 정보가 인터넷의 바다에 넘치고 흘러 굳이 실시간 포스팅은 하지 않기로 했다. 쉥겐비자 3개월 한정된 여행기간동안 스페인과 포루투칼에 열중하고 북유럽은 오로지 달리기만 했다. 그러다보니 여행기는 마음에서 멀어지고 글쓰기는 더더욱 게을러 졌다.

유럽과 아시아의 접경 흑해 연안의 비교적 영상의 기온을 유지하는 가성비 높은 도시, 조지아 바투미에서 꽃 피는 춘삼월까지 정착하기로 했다. 덕분에 지난 글들을 반추하고 다시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확보되었다.

그리 하야 작년 시월에 제목을 달아논 이 포스팅만은 마무리하기로 했다.


# 리스본으로 가는 야간열차 Night train to Lisbon #

When the dictatorship is a fact, revolution is a duty.

독재의 시절에 혁명은 의무다.

directed by Bille August

based on Pascal Mercier`s novel


아래의 사진은 영화속의 장면을 캡쳐한 것이다.


# 1 스위스 베른 비오는 다리 위



고대희랍어를 가르치며 하루하루를 습관처럼 살아가는 주인공 레이먼드는 그날도 학교로 가기 위해 다리 위를 걸어 가고 있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 빨간 코트을 입은 여자가
다리 중간 난간 위로 올라가 뛰어 내리려고 한다.

재빨리 달려가 그녀를 구하고 그의 교실에 데려가지만 수업을 하는 중에 여자는 조용히 밖으로 나간다.

교실 창가에서 떠나는 그녀를 내려보던 레이먼드는 빨간 코트를 교실에 남겨둔 것을 알아차리고 그녀를 쫓아 간다. 사라진 여자를 찾아서 다시 다리 위로 갔는데 여자는 보이지 않고 그녀가 남긴 빨간 코트 속에 있는 작은 책 한 권을 발견한다.





제목
언어의 연금술사

저자
아마데우 프라도

책을 판 베른의 서점을 찾아 가는 중에 책을 펼쳐 한 구절을 읽는다.


If it is so that we only live a small part of the life that is within us,
What happen to the rest?

내 삶 속의 단지 한 부분만 살아간다면 그 나머지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서점주인에게 책을 사간 여자에 대해 물어보지만 전날 포르투칼 서적을 찾는 여자가 왔었다는 것외에는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그때 발차시간 겨우 15분이 남은 리스본행 야간열차 티켓 한 장이 책갈피에서 떨어진다.


# 2 리스본행 야간열차



약간의 망설임


어느새 기차에 올라타고 있었다.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한다.

We live here and now.
Everything before and in other place is past, and mostly forgotten.

이전의 것들과 지금 여기에 없는 것은 과거이며 거의다 잊혀지게 된다.

아마데우 책속의 인물을 찾아가는 레이먼드의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 3 리스본 시내

# 3-1 Cemitério dos Prazeres 묘지공원

아마데우가 생전에 살던 집을 찾아가니 아직도 그의 여동생이 살고 있고 있었지만 왠일인 지 그녀는 오빠를 찾는 낯선 이를 마뜩치 않게 대한다. 예전부터 그의 집안 일을 하던 할머니에게 아마데우의 묘지를 알아내고 찾아간다.


트램에서 내리면 이 도시에서 제일 큰 묘지 공원
Cemitério dos Prazeres


물어물어 아마데우의 유골이 안치된 묘지를 찾았다.

위 장면 중간에 있는 묘지를 꼭 기억해 두시라.


묘지명과 더불어 

When the dictatorship is a fact, revolution is a duty.

독재의 시절에는 혁명은 의무이다.

묘지를 나와 호텔로 돌아가던 길에 자전거 한 대가 레이먼드를 치고 달아난다.



약간의 찰과상과 함께 안경이 부러졌다.

# 3-2 안경원



새로 안경을 맞추러 간 곳에서 안경사 마리아나를 만나고



요양원에 있는 그녀의 삼촌 주앙이 과거 독재 시절 레지스탕스 활동을 아마데우와 같이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3-3 Rio Tajo 따주강 선착장






유람선을 타고 강을 건너 요양소에 있는 그녀의 삼촌 주앙을 찾아간다.



두 사람 뒤로 Ponte 25 de Abril 4월 25일이라고 불리는 다리가 보인다.



독재시절 모진 고문으로 손을 못쓰게 된 피아니스트

그로부터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 4 살리자르 독재 시절 리스본

영화는 과거의 암혹했던 독재시절 네 명의 동지이자 연인이었던 그들의 삶을 보여준다.


독재자 살리자르가 40여년을 포르트칼을 지배하던 시절, 두 소년은 엄격한 수도원 학교에서 만났다.
저명한 판사인 아버지를 둔 태생적 금수저인 아마데우 프라도와 과일가게를 운영하며 근근히 살아가는 부모를 둔 흙수저 조지, 둘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학교 마루 밑에 숨겨둔 금서, 칼막스 아서밀러 등을 읽으며 성장해 간다.


독재에 저항하는 열혈청년이 된 조지는 비밀 레지스탕스 그룹을 조직하고 아마데우 역시 그 조직에 가담한다.
그 곳에서 조지의 연인이자 동지인 스테파니를 만나게 된다.


아마데우를 바라보는 스테파니 뒤로 초점이 흐려진 조지의 얼굴이 심히 불편하다.

저항의 삶을 보내던 그들에게 `리스본의 도살자`라고 불리는 비밀경찰 멘데스가 주앙의 집에서 그를 잡으러 피아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악랄한 고문 기술자 멘데스는 주앙에게 피아노를 연주해보라고 강요한다.

모짜르트 피아노 소나타 12번 2악장 아다지오를 연주하는 중에 피아노 건반 덮개로 그의 손가락을 찍어 내린다.


비명을 지르는 주앙을 꼼짝 못하게 하고 망치로 그의 손가락 마디마디를 내려친다.

주앙은 다시는 연주를 할 수 없게 된다.

점점더 포위망을 좁혀오는 비밀경찰을 따돌리며 도망가던 중에 어두운 골목에서 아마데우와 스테파니는 서로를 향하는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나눈다.


영화에는 어둠속에서 꼭 이런 장면을 지켜보는 이가 있다.




그의 둘도 없는 친구 조지. 친구에서 연적이 되는 순간이다.

스테파니는 조직원의 모든 정보를 안전하게 머리 속에 외우고 다닌다. 만약 비밀경찰이 스테파니를 체포하고 고문해서 모든 사실을 말하게 된다면 조직은 와해될 수 밖에 없다.
조지는 조직의 핵심 정보를 알고 있는 그녀를 제거하기로 결심 한다.


리스본의 탈출하려는 아마데우의 차를 가로막고


스테파니를 향해 총구를 겨눈다.

조직을 보호하고 혁명을 완성하기 위해서
아니면 사랑의 배신에 대한 처절한 증오심이었을까?


아마데우는 차에서 내려 조지의 총구를 막고 서서 분노에 가득찬 그를 달래고 총을 건네 받는다.

둘은 리스본을 탈출해서 또 한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안전지대에 도착했다.


# 5 해안 절벽 끝 프라도의 차


영화는 아니 과거는 이쯤에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었다...면 좋으련만.

차안에서 프라도는 스테파니에게 둘의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고 앞으로 살아갈 새로운 세상를 그리며 영원히 함께 하기를  바라지만



스테파니의 대답은

I am so sorry.

사랑하다의 반대말은 사랑하지 않는다가 아니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스테파니는 프라도가 꿈꾸는 그들의 미래에 대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그의 프로포즈를 거절하고 그녀의 또 다른 친구들이 있는 스페인의 살라망카로 데려다 달라고 한다.

기껏 목숨을 걸고 친구마저 저버리고 여기까지 왔는데....



절벽 끝에 한 남자가 한없이 바다를 바로보고 있다.

아마데우는 스테파니를 스페인까지 무사히 데려다 주고
결국 둘은 각 자의 길을 가게 된다.


# 6 묘지 아마데우 프라도의 장례식

그로부터 몇 년 후 1974년 카네이션 혁명이 성공한 그 해에 아마데우 프라도는 머리에 혈관이 터지는 동맥류로 그리 길지 않은 그의 생을 마감한다.



장례식에 모인 사람들은 카네이션 혁명이 일어난 때라 다들 카네이션 한송이를 관위에 올린다.



조지와 스테파니도 카네이션 한 송이를 들고 나타나서 카네이션이 가득한 아마데우의 관위에 한 송이씩을 더 보탠다.

둘은 딱히 서로에게 해줄 말은 없었다.

그들 기억속의 아마데우 프라도는 이미 과거가 되어 버린 사람이다.



다만 그가 남긴 책속에 모래알처럼 반짝이는 글들이 있을 뿐....

We leave something of our selves behind when we leave a place.

We travel to ourselves when we go to a place.

We stay there even though we go away.

But by travelling to ourselves we must confront our own loneliness.


The decisive moments of life when its direction changes forever are not always marked by large and shown dramatics.

In truth, the dramatic moments of a life determining experience are often unbelievable low key.

책에 나오는 주옥 같은 문장들은 주로 레이먼드의 나레이트로 방백처럼 관객에게만 들린다. 문장의 내용이 시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이 많아 굳이 서투른 번역을 하지 않았으니 취향대로 해석하시라.


# 7 다시 리스본

레이먼드는 책속 인물들의 삶을 밝혀내고 다시 스위스 베른으로 돌아가려는데



첫 장면 다리 위 빨간 코트의 아가씨가 호텔로 찾아왔다.

빨간 코트를 건네주고 그녀의 이름을 물어보니


멘데스, 어디서 들어본 이름이다.

바로 리스본의 도살자 멘데스가 그녀의 할아버지였다.



#4 의 장면,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이 남자

고문기술자로 악명을 높인 이 자는 그의 가족, 특히 손녀에게는 지극히 다정다감한 인간이었나보다.

이런 것을 악의 평범성이라고 하나?

손녀는 그의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이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것을 늘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성인이 되어 아마데우 프라도의 책을 읽고 할아버지에 대한 실망과 그가 저질런 악랄한 범죄에 대한 자책감에 쌓여 그날 다리에서 뛰어 내리려고 했던 것이다.

자신이 지은 죄도 아니고 몇 십년 전 할아버지의 악행을 반성하고 괴로워서 자살까지 하려 했던 그래도 최소한의 양심이 있는 사람일세.
안그런 인간들이 훨씬 많은데?


# 8 리스본 기차역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맞다, 이 여인? 안경사 마리아나 그새 레이몬드랑 정이 들었는지 기차역까지 마중을 나왔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Why do not you just stay?

그냥 여기 있으면 안되나요?

부럽다.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어라 

영화는 이 마지막 장면에서 두 사람의 인연이 이어져갈 듯한 뉘앙스를 남긴다.

왜냐하면

안경원에서 마리아나가 아마데우의 책속에 마음에 드는 문장 하나만 소개해달라고 했을 때 레이먼드는 망설임 없이 이렇게 대답했다.

The real director of life is accident.

인생의 진정한 연출자는 우연이다.


Cast

Jeremy Irons as Raimund Gregorius
Mélanie Laurent as young Estefânia
Jack Huston as Amadeu do Prado
Martina Gedeck as Mariana
Nicolau Breyner as Silva
Bruno Ganz as older Jorge O'Kelly
Christopher Lee as older Father Bartolomeu
Lena Olin as older Estefânia
Charlotte Rampling as older Adriana do Prado
Tom Courtenay as older João Eça
Marco d'Almeida as young João Eça
August Diehl as young Jorge O'Kelly
Beatriz Batarda as young Adriana do Prado
Burghart Klaußner as Judge Prado
Filipe Vargas as young Father Bartolomeu
Adriano Luz as Rui Luís Mendes, the Butcher of Lisbon

* 카네이션 혁명(포르투갈어: Revolução dos Cravos, 별명: 리스본의 봄)은 1974년 4월 25일에 발생한 포르투갈의 무혈 쿠데타이다. 포르투갈 내에서는 날짜를 따서 4월 25일 혁명(4·25 혁명, 포르투갈어: 25 de Abril)이란 이름으로 더 자주 불린다. 40년 이상 계속된 독재정권인 살라자르 정권과 계속되는 식민지와의 전쟁에 대한 반발감으로 좌파 청년 장교들이 주도하여 발생하였다. 카네이션 혁명이란 이름은 혁명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거리의 혁명군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지지의사를 표시한데서 비롯한다. 이 혁명 이후 포르투갈은 마카오를 제외한 모든 해외 식민지에 대한 권리를 일괄포기하였으며, 정권은 군부의 과도정부를 거쳐 투표에 의한 민간정부로 이양되었다.




# 길씨의 영화따라잡기 #

자, 이제 영화는 끝이 나고 리스본에서의 길씨의 여정을 따라가보자.

20160823 - 20160829

영화에서 레이몬드는 스위스 베른에서 야간기차를 타고 리스본에 도착했지만 길씨는 스페인의 세비야에서 일반 버스를 타고 저녁 늦게 북부터미날에 도착했다.

늦은 시간이라 터미날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호스텔부터 찾아갔는데 도미토리에 빈자리가 없었다.
보통 처음 가는 도시는 최소한 하루 전에는 미리 숙소를 예약하고 가는데 리스본행은 당일 아침에 결정해서 그냥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나서야 혹시 호스텔이 풀이면 어쩌지하고 불안하더니 역시 불안은 현실로 나타났다.
결국 이 도시의 북쪽에서  남쪽 끝 따주강까지 호스텔을 찾아 두 시간을 넘게 걸어다녔지만  저렴한 배낭여행자 숙소는 구할 수가 없었다.
이미 시간은 자정이 되었고 값비싼 호텔아니면 선택의 여지가 없어 강변 호텔에 들어가 하룻밤 가격만 물어보고 바로 나왔다.
유럽 호스텔의 제일 싼 도미토리 가격도 길씨에게는 싸지 않게 느껴지는데 호텔 싱글룸이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그래 걷자, 오늘은 이번 유럽여행에서 처음으로 하는 노숙이다,
일단 허기 먼저 해결하려고 먹을 곳을 찾아보았지만 24시간 하는 패스트푸드점은 하나도 안 보이고 달랑 케밥파는 식당 한 곳을 발견했다.



케밥에 맥주 한 병 허겁지겁 먹고 내일 갈 호스텔 예약하고 여기서 밤새울까 했는데 새벽 두 시까지만 연다고 한다.


새벽 두 시에 식당을 나와서 근처 강변 광장으로 갔다.


꼬메르시오 광장 Praça do Comércio



시간이 시간인지라 아무도 없는 광장에서 시원하게 야경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 문을 통해 나가서 아우구스따 거리를 따라 다시 시내 중심으로 올라갔다.


시내 중심 페드로 광장의 페드로 4세 탑까지 걸어 갔다.


광장 앞 벤취에 앉아 쉬다가 누워 자기도 뭣하고 그래서 또 걸었다.



트램길과 교차하는 도로를 걷다보니 밤거리도 어느새 익숙해 지고 나름 운치가 있었다.


낮 시간에 전망대로 올라가는 에스카레이타 트램을 타는 정류장



시내 한바쿠를  돌고 로시오 Rossio 역으로 갔다.


아침 여섯 시  반에 첫 기차가 온다.

이왕지사 낮밤을 지새운 김에 첫 기차를 타고 Sintra 신트라로 가기로 했다.


왼쪽 사각형이 신트라 지역이고 빨간 동그라미가 유럽의 땅끝 Cabo da Roca 호까곶이다.

호까곶은 이번 시즌투 여행의 첫 번째 이정표가 되는 곳이다.

From the End To the End Season II



이 포스팅 바로 앞의 글. 위의 링크 참조.


가는 길에 신트라역에서 내려 신트라 시내 먼저 둘러 보고


다시 기차역으로 돌아와



기차역 바로 옆에 순환버스를 타고 호까곶으로 갔다.


드뎌 호까곶 십자가탑 아래서 인증샷을 찍었다.


행색이 점점 찌들어 간다.

이 때가 오전 열 시 쯤, 꼬박 24시간을 한숨도 자지 않고 움직였다.


배낭을 내려 놓고 호까곶에서 아득한 절벽 아래 북대서양을 한없이 바라 보았다.

마치 영화속의 한 남자 처럼


영화따라잡기 # 4의 한 장면


다시 버스와 트램을 갈아타고


전날 아침 세비야 숙소를 떠난 후 이틀을 한 번도 자지 않고 드디어 숙소에 도착했다.


도미토리 이층침대 아랫칸에 몸을 누이자마자 숨도 안쉬고 잠들었다.

다음 날 아침에 눈이 떠졌다. 어제 같았으면 하루종일 밥도 안먹고 세상 모르게 잠만 잘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배가 고파서 일찍 일어 났다.
나이 들면 잠이 없다더니...

아침을 제공하는 숙소여서 먹을 만한 것은 있는 대로 주어먹고 배가 불러 오늘은 뭐할까 고민하다가
몇 년 전 남미에서 외장하드에 저장해둔 영화목록 속에서 리스본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영화를 찾아냈다.

# 리스본행 야간열차 #


오늘은 여유있게 이 영화를 보면서 푹 쉬어야지.

한 시간 반짜리 영화를 다보고나서 영화 속 장면에 나오는 묘지가 어딜까 검색해보니 숙소에서 2키로 정도 떨어져 있었다.


빨간 사각형이 Cemitério dos Prazeres

시내 리파블리카 거리에서 걸어서 30십 분안의 거리

그래 소화나 시킬겸 묘지까지만 가보자.


숙소를 나와 어제 밤에 걸었던 거리를 지나고


같은 장소, 낮 과 밤이 완전히 다르다.


Cemitério dos Prazeres

영화에서 주인공 레이먼드가 트램을 타고와서 여기서 내렸다.


로타리에 노란색 트램이 정차해 있다.


28번 트램의 노선이 리스본을 관광할 때 아주 유용하다.


종착역인지 승객이 안 보인다.


입구를 통과해 묘지공원 안으로 들어 갔다.


묘지가 너무 많다.

아마데우 프라도의 묘지를 찾아서 공원 몇 바퀴를 돌았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조금 특이하게 생긴 조형물이 있어 대충 포르투칼어를 읽어보니 봄베로 즉 화재현장에 투입되어 산화한 소방수들을 기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돌아서는데


아까 몇 번을 지나쳐 왔는 곳

다시 보니 뭔가 낯설 지가 않다.

폰에 저장한 영화 캡쳐 사진과 정밀히 비교해 보다가


가운데가 영화 # 3 - 1 의 아마데우 프라우의 묘지

위의 두 사진을 비교해 보면 길씨가 찍은 사진에는 없는 묘지가 하나 더 있다.

영화는 영화다.

영화 속 가운데 아마데우의 묘지는 현장을 배경으로 CG 처리해서 가상의 묘지를 만들어 집어 넣은 것이었다.

참말로 능청스러운 배우들 없는 묘지 앞에서 천연덕스럽게 비통한 연기를 했단 말이지.

근대사를 중심으로 실재의 시간과 공간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어서 극속의 인물들이 그 시대 생존했던 사람이라고 철석 같이 믿고 있었다.

영화는 원작소설을 기반으로 만든 것이었고 소설의 인물 또한 가상의 인물이었다.


사라진 묘지 나무 앞에서 영화 속의 아마데우를 추모하며

약간 김이 빠졌지만 묘지를 찾느라 공원을 둘러보다가


공원 뒤 벽을 따라가면 따주강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이 있었다.

멀리 따주강을 가로지르는 4월25일 다리가 보인다.

영화속에서 주인공은 저 강을 건너 요양원에 있는 마라아나의 삼촌 주앙을 찾아간다.

별로 멀어보이지 않고 내리막 길이라 다리까지 걸어가보기로 했다.


오른 쪽 사각형이 묘지공원이다.

실제로 다리까지 가깝지 않은 거리이다.



Ponte 25 de Abril

4월25일다리
카네이션 혁명 기념일을 다리 이름으로 지었다.





날씨 조타, 걷기에 딱 좋다.

이 날도 이미 십키로 이상을 걸었다.



강을 따라 철도와 도로가 시원스레 이어진다.



한참을 걷다보니 주인공이 배를 탔던 선착장이 나왔다.


영화 # 3-3 의 벨렘지구 선착장


왕복 2.5유로 배표를 사고



승객과 차량을 실어 나른다.


파란 사각형 벨렘지구 선착장에서 빨간 화살표를 따라 강건너 첫 번째 정류소 Brando에 들른 다음 Trafaria 까지 가는 왕복 노선이다.


4월25일 다리를 뒤로 하고 목적지로 가고 있다.


# 3 -3 장면에서 주인공은  따주강을 관광하는 유람선을 타고 갔다.
물론 가격이 훨씬 비싸다.


배에서 내려 부두를 나오면



Trafaria 에 오신 것을 환영하는 푯말이 보이고



바로 앞 로타리에 이 지역을 다니는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아마 영화에서는 이 버스를 타고 요양소를 찾아 가지 싶다.

돌아갈 시간을 고려해서 근처 강변과 마을 광장만 둘러 보기로 했다.



북대서양이 인접한 곳이라 강이라는 생각이 전혀 안들고 마치 산업화된 해안도시 같아 보인다.



여긴 완전 바닷가 해변의 모래사장이다.

좀더 걸어 마을 입구로 들어가면



작은 마을 광장이 나오고



색감이 오밀조밀한 오래된 집 한 채


마도로스 모자의 인형아저씨가 진열대 위에 올려진 동네 식당에 들어가



겁나게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들이켰다.



이제 돌아가야지 하고 배를 탔는데


강 건너 벨렘 성곽이 보인다.

그 앞에 노란 유람선이 영화속에서 주인공이 탔던 배.


처음 배를 탔던 곳에 내리니 길건너 벨렘역이 있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았고 다시 벨렘지구를 거쳐 성곽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제로니무스 수도원을 지나


벨렘지구 문화센타




문화센타를 나와서 조금 더 걸어가서


요 육교를 건너가면


스페인 제국시대 부터 살리자르 독재시절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 벨렘포트가 있다.


더이상은 걷기가 힘들어서 영화따라잡기는 그만하고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며칠 후 리스본을 떠났다.

Why don't you just stay?

  리스본을 떠날 때 영화에서 처럼 이런 말을 길씨에게 해주는 이는 당연히 아무도 없었다.

 I just travel to travel.

라고 혼잣말을 하며 다음 행선지를 향해 버스를 탔다.


위에 소개한 영화속 아마데우의 글 중에


We leave something of ourselves behind when we leave a place.

우리는 어딘가를 떠날 때 뭔가를 남긴다.

We travel to ourselves when we go to a place.

그 어딘가를 갈 때 스스로에게 여행을 한다.

We stay there even though we go away.

비록 우리가 사라졌다해도 그 어딘가에 머문다.

But by travelling to ourselves we must confront our own loneliness.

스스로에게 여행을 떠나는 것은 필연적으로 그 자신의 고독과 마주치게 된다.


위의 글을 해석하다가 몇 년 전 남미 쿠스코를 떠날 때 길씨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 떠올랐다.


Whenever I leave some place, I feel something lost.

But I don't know what I lost, exactly.

Maybe, it may be the rest of my time what also can not change on the planet Earth.

어딘가를 떠날 때마다 뭔가 잃어버린 느낌이 든다.

정확히 그게 뭔지 모르겠지만

지구별에서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나의 나머지 시간들 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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