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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er’s diary 1st

Worker’s diary

2007년 1월31일 부산 광안리해변에서 가깝고 지하철역이 코앞인 남천동의 4층 건물에
3년동안 세계여행에서 메었던 달랑 배낭하나로 건물 제일 윗층 마당 넓은 집에 입주했다.
건물이 오래된되다 관리를 하지 않아 보수해야 할 곳이 한두 곳이 아니었지만
부산을 관광하기에 이만큼 좋은 장소도 없을 것 같았다.
앞쪽으로는 걸어서 십 분 거리에 광안리해수욕장이 펼쳐져있고
자전거로 해운대 요트경기장까지 십 분내에 갈 수 있으며
뒤로는 황령산이 있어 천천히 걸어서 정상에 오르면
해운대에서 오륙도에 이르는 수려한 바다라인이
부산의 상징인 거대한 광안대교와 어울러 있지 않은가?
가까이는 부경대, 경성대등의 대학가에서 저렴하고 풍성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조금 더가면 부산 문화의 원류인 시립박물관, 대형문화공간인 문화회관 및
각종 문화행사를 하는 소극장이 즐비하지,
게다가 교통이 좋아 지하철 2호선이 엎어지면 코앞이고,
대중버스는 물론이고 부산의 명소만 다니는 시티관광버스가 광안리를 경유하며,
김해공항에서 운행되는 리무진버스마저 남천동에서 탈 수 있으니….

바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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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건물은 너무 낡았다. 곳곳에 벗겨진 도색이며 이걸 다시 칠하려면
비용도 비용이고 시간이며 노력이 장난이 아닐텐데 이 일을 어쪄?
이런 고민을 알고 있었는 지 건물의 주인되신 분이 선뜻
그동안 방치한 건물을 비싼 비용을 들여 건물전체를 도색해주겠다고 하니
이 또한 정말 반갑고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이거야. 뭔가 이 곳이 나랑 궁합이 맞아 떨어지는 구나!
자, 가는 거야. 한 삼개월 노가다하면 뭐든 나오것지.
이렇게 삼개월을 내리 혼자서 공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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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내부 칠부터 다시하고 천장이며 바닥공사, 목욕탕 타일 공사, 주방과 유리창 시트지 공사,
실외에도 창고를 개조해서 화장실과 가스온수가 펄펄 나오는 욕실공사까지
심지어 침대보도 수선집에 맡기는 게 아까워서 옥션에서 미니미싱을 하나 사와서
20개의 침대보를 미싱으로 손수 만들었다.
처음 한 달은 준비작업으로 하루죙일 청소하는 게 일이었고
점차 집 내부 중심으로 밤을 새워 칠을하고 나서야 한 단계 높은 작업들이 가능했다.
하긴 지금도 집 안팎을 제대로 청소하려면 반 나절은 걸린다.
암튼 근 두 달은 정말 쌩 노가다였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세 달이 지나고 나니 겨우 게스트를 받을 수 있을 만큼 작업이 된 듯하다.
물론 게스트하우스의 특성상 늘 새로운 손님들이 맞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개량, 보수해야 할 건 당연지사이고.

작업을 하면서 정말 노동의 가치를 많이 느꼈다.
좀 사치스럽겠지만 ‘노동’이란 단어에 안 어울리게 ‘노동의 도’ 일명 ‘노도’라고 해야하나,
이런 걸 조금은 깨달았다.
어떤이는 몇 년을 정성을 다해 지리산에 신선궁도 만들었다는데
혼자서 3개월쯤 노동을 하니까 슬슬 요령이 먼저 생각나고 지겨워지기까지 했다.
그때마다 막일을 도를 닦는 차원으로 하면 나도 성인이 될까하는 물음도 가져봤다.
어째 별 예술적이지 못한 노가다 일들을 ‘도’까지 들먹이는 건
백수 4년 세계배낭여행 3년에 가산을 탕진(?)하고
한 푼이라도 아껴볼량으로 혼자서 시작한 작업이지만
그만큼 이 공간이 여행자를 위한 문화의 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입주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청소를 하다가 집안 곳곳에 숨어 있는 못을 제거했는데
웬 못이 그렇게 많은 지 벽에 박힌 못에 관한 맹상(맹한 생각)으로
20년 만에 시상 비슷한 것이 떠올라 시 비스무리하게 그적거려 봤다.
음… 나도 한때는 문학소년이었는데…

제목 : 이사한 집에 못을 뽑다가

못이 너무 많다.
언제 이눔의 못을 다 박았을까?
슬슬 하나씩 하나씩 모두다 빼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못을 어디다 박은 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을까?
눈에 보이게 벽에 박은 못은 빼낼 수도 있지만
누군가의 가슴에 박은 마음의 못은 빼지도 못하고 가고 마는구나.

음… 시상이 여기서 멈췄다. 역시 문학소년의 꿈을 일찌기 포기하기를 잘 한 듯하다.

자, 이제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첫 번째 게스트의 출현을 사무치게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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